교회론 (교회에 대한 표현들-1)
신약 성경에는 교회를 묘사하는 여러 가지 표현들이 나온다. 이런 표현들은 주로 은유법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은유법이란 한 사물을 빌려 그 사물의 속성을 따라 그 의미를 전달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예수님께서 자신을 가르쳐 “내가 곧 생명의 떡이로다” (요한복음 6장48절) 라고 한 것 그 실례이다. 누구나 쉽게 이해 할 수 있는 것처럼, 예수님이 쌀이나 밀가루로 만든 “떡”은 아니다. 이 말의 의도는 “떡”이 사람이 사는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양식인 것처럼, 예수님은 사람이 영원히 사는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양식이라는 뜻이다. 떡의 속성을 예수님에게 대입한 것이다.

신약 성경에 교회를 묘사 하는 표현들 중에는 은유 이외에도 직유라든지 예수님이 즐겨 사용하셨던 비유가 있다. 직유는 두 가지 사물을 직접적으로 비교하여 표현하는 방법이다. 사도행전 2장에 나오는 “강한 바람 소리 같은,” “불의 혀 같이”라고 한 것이 직유법적 표현이다. 은유가 내적 속성을 염두에 둔 개념의 전달이라면 직유는 외적 현상의 비교를 통해 의미를 전달한다. 예수님이 즐겨 사용하셨던 비유는 일반적으로 세상의 이야기나 현상을 통하여 하나님 나라의 진리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이해한다. 세상적인 것을 빌려 천국의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하는 점에서 은유나 직유와 구별된다.

신약 성경이 교회의 본질을 설명하기 위하여 주로 사용한 표현은 은유라고 할 수 있다. 순서상 중요성이나 의미의 경중을 떠나, 교회에서 쉽게 들을 수 있고, 대부분의 성도들에게 익숙한 표현들부터 몇 가지를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다. 사도 바울은 하나님께서 교회에 다양한 은사를 주신 것을 설명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를 사람의 몸에 비교하여 은사를 설명한다 (고린도전서 12장 27절). 사람의 몸에 여러 지체가 있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한 “몸”인 교회 안에 여러 가지 다양한 은사들을 주셨다. 또, 하나님께서 교회 내에 사도, 선지자, 복음 전하는 자, 목사와 교사와 같이 다양한 말씀 사역의 직분을 두신 것도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씀한다 (에베소서 4장 12절). 여기서 “그리스도의 몸”이 “교회”를 뜻한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나아가서, 사도 바울은 예수님과 교회와의 관계를 설명할 때, 그리스도는 “몸인 교회의 머리”라고 말씀한다 (골로새서 1장 18절). 그리스도가 머리이고, 교회가 그의 몸이라는 그림을 선명하게 떠 올릴 수 있다.

이런 교회에 대한 표현은 교회의 본질적 성격에 대하여 몇 가지로 분명한 메시지를 전해 준다. 첫째로 교회는 머리되신 그리스도가 없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몸에서 머리가 잘리우면 그 몸이 살 수 없는 것처럼, 그리스도에게 붙어 있지 않는 교회는 생명력이 없다.

그리스도가 “몸인 교회의 머리”라고 하는 말은 그리스도의 통제나 통치를 받지 않는 교회도 그리스도의 교회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사람의 몸이 머리의 통제를 따라 기능을 해야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다스림을 따라 움직이는 교회라야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제 기능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그리스도와 교회는 분가분리의 관계 속에 놓여 있는 연합체다.

둘째로 교회는 사람의 몸이 그러하듯이 유기체일 뿐만 아니라 조직체라고 하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의 몸은 살아 있는 생명체이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하는 것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살아 있는 생명체라고 하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모든 생명체를 가르켜서 유기체라고 부른다. 몸의 모든 지체들이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공생하도록 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뜻에서 교회 안에서 개인은 몸이라고 하는 공동체 속에서만 존재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손가락이 됐든, 발 하나가 됐든, 일단 몸에서 분리되면, 그 순간부터 그 지체들은 몸의 일부로서의 의미를 상실한다. 생명의 원천에서 끊기어 나가는 순간부터 지체가 아니다.

몸은 유기체일 뿐만 아니라 조직체이기도 하다. 몸의 지체들은 나름대로 정해진 기능과 역할이 있다. 손은 손이고, 발은 발이다. 몸 속 지체들의 기능과 몸 밖 지체들의 기능이 한 몸에 붙어 있다고 해서 임의대로 들쑥 날쑥하는 것은 아니다. 머리에서 하달되는 명령을 따라 일관성 있게 주어진 기능과 역할을 충실하게 감당하여야만 건강한 몸이 유지가 된다. 몸의 체계가 무너지면 병이 들고, 그 상태가 악화되면 죽음에 이르게 되듯이,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세워진 교회도 몸의 체계가 무너지면 파멸에 이르게 될 수 밖에 없다. 교회 안에 여러 말씀 사역의 직분을 두신 것은 바로 이 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다.

끝으로, 스스로 그리스도인이라고 자처하며, 어느 지역 교회에서든 한 사람 교인으로서 신앙생활을 하는 성도들이라면 반드시 눈여겨 보아 둘 부분이 있다. 그것은 성경이 교회 안에 두신 다양한 은사들을 몸의 다양한 지체들에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 교인들을 향하여 다음과 같은 도전적인 질문을 한다. “만일 온 몸이 눈이면 듣는 곳은 어디며 온 몸이 듣는 곳이면 냄새 맡는 곳은 어디뇨?” (고린도전서 12장 17절). “만일 다 한 지체뿐이면 몸은 어디뇨?” (19절). 그리고 그 질문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스스로 답을 내린다. “하나님이 그 원하시는 대로 지체를 각각 몸에 두셨으니” (18절), “지체는 많으나 몸은 하나라” (20절).

다시 말하면, 교회는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여 통일성을 가질 수 밖에 없지만, 몸에 있는 다양한 지체들이 다 한 기계로 찍어낸 붕어 빵과 같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교회 안에서 모든 성도들이 스스로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주신 은사를 바르게 파악하고, 각 은사의 바른 기능과 역할을 이해하여야, 몸의 다른 지체들인 다른 성도들을 바르게 섬길 수 있다는 것을 상기 시킨다. 또, 다양한 지체는 “하나님이 그의 원하시는 대로” 교회 안에 두신 것이므로, 하나님께서 다른 성도들에게 주신 은사도 바르게 이해하고, 그들의 기능과 역할을 존중하여 협력해야만 몸이 건강하게 자라 갈 것이라고 하는 것을 강조한다. 교회는 본질상 하나님께서 성령의 역사를 따라 각 사람에게 주신 다양한 은사를 통하여 건강한 그리스도의 몸인 사랑의 공동체로 자라가도록 디자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에베소서 4장 15절, 1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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