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주년을 맞은 9.11 사건이 이슬람 선교에 가져온 변화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이슬람 선교에 대한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GP선교회와 선교한국 파트너스가 주최하는 이슬람 세미나가 최근 서울 삼광교회(성남용 목사)에서 개최됐다.

세미나에는 특별히 세계적인 이슬람 연구자이자 풀러선교대학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풀러신학교 명예교수인 더들리 우드베리(Woodberry) 박사가 강사로 초청됐다. 우드베리 박사는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에서 선교사로 사역한 경험이 있으며, 이슬람 연구와 선교에 있어서 복음주의권에서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는 학자 중 한 명이다.

이날 강의에서 우드베리 박사는 9.11 사건이 이슬람 선교에 있어서 ‘최악’의 때와 ‘최고’의 때가 동시에 도래할 것이라는 일종의 신호탄과 같았으며 실제로 그런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먼저 최악의 때는 무슬림들의 기독교에 대한 더욱 심한 적대감으로 인해 왔다. 우드베리 박사는 초창기 무슬림과 기독교인들 간의 대립에 뿌리를 두고 있었던 무슬림들의 적대감이 9.11 사건 이후로는 서구화 운동에 대한 것으로 고조됐으며, 여기에는 9.11 후 미국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침공이 촉매 작용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무슬림 세계에서 서구를 의미하는 기독교에 대한 박해가 심화되는 일들이 일어났다. 많은 무슬림들이 개종 후 배교법에 의해 감옥에 갇히거나 사형 또는 살해 당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지난 해 아프간에서 의료구호요원 10명이 살해된 것과 같이 많은 외국 거주 기독교인들이 목숨을 잃는 사건들이 뒤따랐다.

그런가 하면 9.11 사건에 대한 무슬림들의 반응이 공격적인 것과 평화적인 것의 양극으로 나뉘었던 것처럼, 9.11 사건 이후 더욱 기독교에 수용적인 분위기가 무슬림들 가운데 형성되기도 했다. 바로 이슬람 선교를 위한 최고의 때가 왔음을 의미한다.

우드베리 교수는 이슬람의 엄격하고 전투적인 양상에 환멸감을 느끼게 된 사람들이 복음에 대해 점점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일이 있다며, 그 예로 1979년 이란 호메이니 시아파 혁명과 함께 9.11 사건 발생의 요인된 아프가니스탄의 수니파 탈레반 승계가 있었을 당시를 들었다.

그는 무슬림 정부가 공격적인 이슬람 형식을 취하거나 샤리아 법을 적용한 곳, 특히 친절한 기독교인이 존재하는 곳에서 무슬림들은 복음에 반응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수용적 태도는 무슬림 당파간의 적대감이 고조되는 때에 두드러진다. 1971년 동파키스탄과 서파키스탄 전쟁 이후와, 1989년부터 1996년 탈레반 집권까지 이어진 아프간의 무자헤딘 간의 싸움 끝에 많은 무슬림들이 기독교인이 됐다.

수용성을 확장시키는 또다른 요인은 자연재해다. 그리스도의 이름 안에서 이뤄지는 구호활동들에 많은 무슬림들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드베리 교수는 이런 관점에서 최근 아랍의 봄도 나쁜 영향과 좋은 영향을 동시에 가져올 수 있다는 고찰을 덧붙여 제공했다.

아랍의 봄으로 인해 소수 기독교인들을 보호하고 있던 정권의 붕괴와 공권력의 약화로 인한 박해의 증가라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으며, 또한 이슬람주의 단체들이 권력을 주도하게 된다면 더 축소된 종교자유 안에서 기독교인들이 활동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우드베리 교수는 이런 경우라도 이슬람의 강화로 인한 부담이 오히려 복음으로 향하는 태도를 이끌어낸다는 점을 경험으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9.11 사건이 가져온 최악의 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이슬람 선교에서는 많은 발전이 일어났다.

우드베리 교수는 이같은 발전 가운데 가장 큰 것 중 하나로 이슬람권 선교사의 증가를 들었다. 9.11 사건으로 인해 보다 많은 이들이 이슬람에 관심을 돌리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9.11 사건은 이슬람권 선교사들에게 선교에 따르는 역경의 의미를 재정의하게 했으며 위기관리에 더욱 잘 대처할 수 있게 한 것은 물론, 이슬람 선교의 전략을 다양화하게 했다.

이외에도 이슬람 선교를 위한 세계적인 네트워크 구축 등이 9.11 사건 이후 이슬람 선교의 발전으로 손꼽힌다.

우드베리 교수는 이처럼 9.11 사건 이후 이슬람 선교에 주어졌던 영향들 가운데서도 긍정적인 영향들이 이슬람 선교의 발전을 가져오고 있음을 고무적으로 평가하며, 이에 힘입어 9.11 사건이 가져온 악영향들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이슬람 선교에 있어서 사랑의 마음을 갖고 나아갈 때 모든 악영향과 악조건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을 강조한 우드베리 교수는, 아프간에서 가난한 무슬림들을 위해 발을 씻기고 신을 사 신김으로써 그곳 무슬림들에게 그 어떤 무슬림보다 선한 이웃으로 증거받은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9.11과 튀니지 청년의 분신자살 시도로 비롯된 아랍의 봄은 모두 불꽃으로부터 시작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새로운 불꽃을 여기 제시하기 원한다”며 그 불꽃은 바로 “대야와 수건으로 모범을 보여주신 주님을 따를 때 우리의 마음 속에 점화되는 마음의 불꽃”이라고 말했다.

그는 “9.11과 아랍의 봄의 불꽃은 점차 그 힘을 잃겠지만, 우리 안의 이 불꽃은 무슬림 친구들의 마음 속에도 피어 그들로 하여금 엠마오로 가던 자들과 같은 고백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