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하게 되면 음식 하나, 작은 행동마저도 조심스럽다. 특히 태어날 아기를 위해 건강에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산모가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허리는 임산과 출산으로 인해 나빠지기 쉬운 대표적인 부위로, 임신 중 허리 통증을 느끼면서도 ‘아이가 태어나면 괜찮겠지’하면서 방심했다가는 허리 상태가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지기 쉽다. 최근 조사에서 출산 이후의 여성들 중 상당수가 임신 중에 경험했던 통증을 출산 이후에 더 심하게 겪는다는 결과가 발표되어 임신 중 요통을 간과하는 임산부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10월 10일 임산부의 날을 맞아 출산한 지 3년 이내의 여성 118명을 대상으로 자생한방병원이 ‘출산과 요통의 상관관계’에 대해 통계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서 임신 중과 출산 후에 따른 통증지수(VAS)를 분석한 결과, 임신 중과 비교했을 때 출산 후에 허리 통증이 그대로이거나(29%) 증가했다(42%)는 응답이 전체의 71%에 달해(통계1) 임신 중에 생긴 통증이 출산 이후에도 이어지거나 심해질 가능성이 높음을 나타냈다. 또한 허리통증이 그대로이거나 증가했다는 응답자 중 통증지수 7이상(일상생활에 지장 받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인 비율도 절반에 가까운 42%에 달했다(통계2).

이는 임신과 출산이 산후까지 지속적으로 허리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증거. 중년 여성들 중 “애 낳고부터 허리가 아팠다”며 허리 통증의 시작을 출산 후로 지목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도 위의 응답이 근거가 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미국분원 윤제필 대표원장은 “임신을 하면 태아가 자라 배가 나오면서 체중의 중심이 신체 앞쪽으로 쏠리게 되고 그에 따라 체중의 부하를 감당하고 있는 척추와 골반, 무릎, 발목 등의 부위에 부담이 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신 5개월 이후부터 분비되는 릴렉신 호르몬은 치골관절의 결합을 느슨하게 해 질과 자궁의 하부를 넓혀줘 아기가 쉽게 나오는 이점이 있지만 이로 인해 허리와 골반 부위의 인대가 느슨해져 요통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평소 척추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했다면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과거 디스크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 중 89%가 통증이 그대로이거나 심각해졌다고 응답해(통계3), 전체 평균인 71%보다 무려 15%나 높은 수치를 보여, 출산 후 허리상태가 악화될 확률이 더욱 높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윤제필 대표원장은 “분만 시에는 매우 극심한 복압의 증가가 발생하게 되는데 복근과 복강내의 근육들이 태아와 양수를 아래로 밀어내면서 척추체와 디스크에 강한 압력을 가하게 된다.”며 “이때 디스크의 후방탈출을 더욱 유발하게 되어 심하지 않은 디스크 탈출도 악화되고 통증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신 중, 특히 초기에는 요통 치료를 위한 무리한 운동이나 치료가 태아 착상에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출산 이후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통증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중요한데 설문조사 결과, 출산 후 많은 여성들이 요통에 대한 전문적인 관리를 받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 중 병원을 찾는다는 응답은 3%에 불과했고, 쉬거나(46%) 참거나(15%) 파스를 붙이는(10%) 등의 취했다(통계4). 이러한 단기적인 조치는 출산 후 통증 증가의 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출산 후 여성들의 허리 건강은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자가체크를 통해 살펴 본 결과 응답자의 49%가 허리디스크로 의심되는 증상을 보였고, 8%는 척추과전만증이, 둘 다 의심되는 경우도 12%에 달할 정도로 출산 후 여성들의 척추는 위협받고 있었다(통계5).

그렇다면 출산 후에도 건강한 허리를 유지하려면 언제부터 어떤 관리가 필요 할까. 윤제필 대표원장은 “임신 계획 전에 하는 관리가 가장 이상적이며 자연분만은 출산 후 3주 후부터, 제왕 절개의 경우는 8주 후부터 본격적으로 척추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출산 후 요통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출산을 하면 골반이 벌어지며 허리 주변 뼈마디와 근육이 이완되고 수축력이 떨어지면서 몸의 전체적인 회복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 때 척추 관리를 소홀히 하면 퇴행성 척추 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이완된 뼈와 근육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기 전에 무리한 다이어트는 피해야 한다”며 “출산 후 허리와 골반 근육이 약해진 상태에서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허리에 무리를 줄 수 있고, 퇴행성 디스크 등 척추 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임신 기간 중이라도 허리 통증이 심하거나 종아리 뒤쪽으로 짜릿한 통증이 있고, 손과 발이 저리는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경추나 요추의 척추질환의 가능성이 의심되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자생한방병원의 여성클리닉에서는 임신 전 추나수기요법을 통해 불균형한 척추와 골반을 교정하여 태아와 양수를 안정적으로 지지하고 자궁의 혈액순환을 활성화하는 한약 처방을 통해 수정란의 착상율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다. 출산 이후에는 출산 중에 자궁에 남이 있는 어혈을 제거하는 한약 처방을 한 뒤에 척추의 균형을 잡아주는 추나수기요법과 척추와 골반의 인대, 근육을 강화해 산후풍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침, 약침요법, 한약 치료를 실시한다.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인생에 가장 큰 축제 중 하나이다. 이 행복한 축제의 후유증이 남은 삶에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치는 일이 없도록, 임신 계획전과 출산 후에 꾸준한 운동과 생활습관 개선, 안정적인 치료법으로 요통을 관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