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의 거성,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났다. 그를 추모하는 물결이 전세계에 가득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월스트릿저널에는 “스티브 잡스: 세상적 선지자(Secular Prophet)”라는 제목으로 스티브 잡스의 생전 가치관을 조명한 기사가 실려 눈길을 끈다. “스티브 잡스, 인류 타락의 상징인 이브의 사과를 첨단기술에 대한 종교적 신봉 상징물로 바꾸다. 그러나 구원도 다운로드가 가능할까?”라는 소제목의 기사는 읽는 이들에게 인생의 의미를 반추하게 한다.

“인간은 음식 없이 40일, 물 없이 4일, 공기없이 4분을 버틸 수 있다. 그러나 희망이 없이는 단 몇 초도 살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잡스는 희망을 갈구하는 세상에 한줄기 빛을 비췄던 인물임에 틀림없다. 9.11 테러로 미국의 자존심인 월드트레이드센터가 무너진 후 상심한 미국에 2001년 10월, 애플은 혜성같은 아이팟을 출시했고, 2010년 1월 경제불황으로 백년만에 실업율이 10%를 경신한 때 애플은 아이패드를 선보였다.

이처럼 잡스는 사람들에게 기술 이상의 희망을 선물했다고 평가받지만 그가 말하는 기술에 기반한 믿음이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것인가는 의문이다. 그는 생전 “다른 사람의 신념보다 자신의 내면 목소리와 본능을 의지하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동일한 연설에서 “죽기 원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천국에 갈 확신이 있는 이들조차 살기를 원한다. 인간은 죽음이라는 종착점을 향해 가며, 그곳에서 탈출한 이는 아무도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위대한 과학자이자 혁신가도, 죽음 앞에서는 무력하기만 했던 것일까?

기자는 “스티브 잡스의 (기술을 통한)차가운 위로는 금방 먼지 쌓인 구시대물이 된 아이팟 같다. 제한되고 죽음으로 향하는 인간의 삶도 최소한 얼마간은 우아하고 의미있을 수 있다는 희망”이라고 평했다. 인간 능력과 지적 수준이 향상될 수록 삶이 풍요로워지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언제까지? 라는 질문이 남아있다.

애플의 로고가 ‘인류 타락의 상징’과 일치했던 것이 우연이라면, 우연에서 필연을 이야기 해보고 싶다. 하나님의 자리는 상실되고 인간의 능력과 지식이 숭배되는 시대,우리는 한 위대한 세상 선지자의 죽음 앞에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것이 구원해 줄 수 있는가? 구원도 다운로드가 가능한가?”라는 말이다.

많은 이들에게 기술적 희망을 선물했지만, 삶의 근원적 질문에는 답할 수 없는 것이 “세상 선지자”의 한계였다면, 그가 남긴 위대한 기술 혁신을 발판삼아 “한계를 뛰어넘는 복음”을 전할 사명이 기독교인들에게 남겨진 과업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