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최근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 경선전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인물은 역시 유일한 흑인 주자인 허먼 케인 전 `갓파더스 피자' 최고경영자(CEO)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한 보수층에서 무명 정치인에 가까웠던 흑인 대선주자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예상치 못한 현상으로, 현지 언론들도 잇따라 원인 분석에 나서고 있다.
케인은 최근 CNN 등이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얼마전까지만 해도 1위 주자였던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를 제치고 선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최근 그의 상승세는 페리 주지사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진단이다.
애틀랜타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그가 대형 피자 체인의 CEO가 되기까지의 `자수성가 스토리'가 일반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물론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정통 정치인이 아닌 이른바 `경제대통령'을 원하는 민심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몇 년 전 극적으로 말기 암을 극복하고 회복한 그가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안에 대해 "만약 이 계획이 당시에 실행됐더라면 나는 이미 죽었을 것"이라며 비판을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도 `오바마케어'에 대한 공격의 수위를 높이는 보수진영의 박수를 받았다.
아울러 그가 내놓은 이른바 `999정책(연방 소득세율, 법인세율, 판매세율을 각각 9%로 정하자는 계획)'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직설적인 화법도 인기비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난 7월 한 방송에 출연해 이슬람 사원 건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만 그는 목소리를 낮추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 뉴욕 월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시위사태에 대해서도 그는 "월가를 비난해서는 안된다"면서 "부자가 된 사람이 부럽다면 부자가 되도록 노력해라. 그것이 미국이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CNN방송은 그러나 케인의 이런 인기가 앞으로도 계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8일 전망했다. 다른 주자들과 비교했을 때 선거 경험과 조직력이 약한데다 아직 후보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는 이유에서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던 댄 로네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일자리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정치 아웃사이더에 대한 (유권자들의) 욕구가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공화당 내에서는 외교를 비롯한 정책 이슈에 대한 케인의 능력에 회의론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