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 “go the extra mile ”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대를 초월한 탁월한 섬김을 의미하는 말로 예수님의 산상수훈 중 억지로 5리를 가게 하면 10리를 동행하라는 말씀에서 유래된 관용구입니다.

지난 주간, 저는 이 엑스트라 마일의 정신으로 살아가는 귀한 하나님의 사람들을 만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지난 주일 우리 교회에서는 경사가 있었는데, 지교회로 인터내셔널 갈보리 농인교회 (ICDC)가 창립된 것입니다. 워싱톤 DC에 농인 2,000명이 모여 공부한다는 세계 유일의 농인 대학인 갈로데 대학이 있는데, 이 부근에서 시작된 농인 교회, 그 작은 예배당에 들어서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저에게는 눈물이 솟구치기 시작했습니다. 주님의 강한 임재 가운데 창립예배를 드리는데 얼마나 큰 감동이 되었는지요. 그런데 이 농인교회가 세워지기까지에는 엑스트라 마일의 헌신들이 있었습니다.

농인교회를 위해 선뜻 자신의 타운홈을 내어놓은 귀한 중국인 자매의 헌신 외에도 농인 목사님과 결혼함으로 농인들을 섬기기 위해 자신의 일생을 바치기로 결정한 우리 교회 임연숙 전도사님의 결단이 있었습니다. 정상인이 말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는 농인과 부부의 가약을 맺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지요.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가 이 놀라운 결합을 가능케 하셨습니다.

임 전도사님은 결혼하자마자 농인교회 개척을 꿈꾸다가, 그 동안 목사없이 자기들끼리 모여 예배드리던 갈로데 대학 학생들과 함께, 임 전도사님의 부군인 정종규 목사님을 모시고 정식으로 농인교회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한국에서 활발하게 농인 사역을 하시다가 공부를 위해 미국 체류 중인 정종규 목사님의 능란한 영어수화 메세지를 눈물에 젖어 바라보는 임연숙 전도사님과 새로운 교회의 탄생을 기뻐하는 농인 학생들을 바라만 보아도 은혜가 되었습니다.

ICDC 창립 멤버들인 갈로데 농인학생들은 인디아, 스리랑카, 타이, 아프리카, 홍콩, 중국, 한국, 미국 등 국적이 다양한 문자 그대로 인터내셔널 교회입니다. 이들이 복음 안에서 변화 받고 훈련되어 각 나라로 돌아가 전 세계 7,000만 농인들을 구원하는 사명을 감당하는 또다른 엑스트라 마일의 사람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한편, 농인 지교회 창립 바로 다음 날부터 우리 교회에서 시작된 3일간의 부흥회를 통하여 저와 우리 교회는 또 다른 귀한 하나님의 사람을 만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인천방주교회를 담임하는 박보영 목사님은 대표적인 엑스트라 마일의 삶을 살아가시는 분이셨습니다. 이 분은 피부과 의사로 부족함 없는 세상적 안일을 누리며 땅의 쾌락을 좇아 살던 중,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고, 주님을 위하여 삶을 드리기로 결정합니다. 결국 목사가 되었는데, 하나님께서는 이 땅에서 가장 버려진 인생들을 그 분에게 맡기셨습니다. 온갖 죄를 짓고, 마약, 폭력, 도둑질, 강도, 알코올 중독, 성폭행 등을 상습적으로 하던 이들을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인내하며 돌보며 변화시켜가는 이야기들은 그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듣는 모두가 눈물 가운데 회개하고 기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분의 간증은 단순한 선행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 분의 간증은 그 이면에서 역사하신 하나님의 이야기였고,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을 기뻐하시며 사용하시는가에 관한 강력한 메시지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 울며 아빠에게 매달리는 그 아들을 버리고 집을 떠나 부랑자들과 함께 사는 데, 후에 장성한 아들이 아버지를 찾아옵니다. 그러나 데리고 있는 걸인들과 아들을 차별하는 자신을 보며 아들에게 다시는 자기를 찾아오지 말라고 두 번째 아들을 버리는 결단 등,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들을 섬기기 위하여 배고프고 헐벗고, 매맞고, 오해받는 삶을 선택하는 자기 부인의 삶은, 예수님이 걸어가신 길이었고, 십자가의 길이었습니다.

농인 지교회를 보며, 또 박보영 목사님을 뵈며, 엑스트라 마일의 삶의 아름다움을 봅니다. 그리고 엑스트라 마일을 기쁨으로 달려가게 하는 예수님의 사랑과 십자가의 능력을 찬양합니다.(2011년 9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