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가출의 유혹을 느끼는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청소년위원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일부 포털사이트들에 가출을 주제로 개설된 인터넷 카페가 운영 중이고, 모 포털사이트 지식검색에는 가출을 조장하고, 가출 요령을 알려주는 글들이 여과없이 게재되는 등 가출을 부추길 수 있는 정보들이 방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통계청이 2005년 발표한 가출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00년에 집계된 가출청소년은 1만8천명으로 2003년까지 총 5천 명이 꾸준히 감소하다 2004년에 4천 명이 급증한 뒤 지금까지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가출을 신고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실제 가출 청소년은 현재 10만에서 12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청소년들의 가출이 예전에는 돌발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많은 청소년들이 인터넷을 통해 가출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주도면밀하게 가출을 감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국가청소년위원회는 밝혔다.

국가청소년위원회의 조사 결과, 가출 정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인터넷 카페가 2006년 78곳이 적발됐다. 이들 카페에는 가출 청소년들의 경험담을 비롯 이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수도권 유흥업소의 연락처 등의 정보가 자세히 나와 있다. 그 중 한 카페는 ‘같이 나가자’ ‘가출일기’ ‘가출경험담’ ‘알바소개’ ‘잘데 소개해줘’ 등의 코너까지 개설했다.

모 포털사이트 지식검색에는 “가출하는 법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한 달에 방값이 10만원~15만원이며, 가출시 어머니의 돈 10만원 정도를 반드시 훔쳐서 나와야 한다. 가출시 가장 편한 데가 찜질방이며, 돈이 모일시 고시실로 들어가라”는 답변이 버젓이 올라와 있다. 또 “대부분의 집세 공과금은 주인이 내는 것이며, 처음은 힘겹지만, 적응이 되면 자유로워진다” 등의 글도 있다. 몇몇은 “가출도 인생의 소중한 경험이다. 나중에 할 수 없으니 중3때 가출을 해보라”고 권하기도 한다. 이 사이트의 지식검색에 가출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는 글은 총 1천5백여 개나 됐으며, 글마다 답변이 평균 7건, 조회수는 평균 4백 회 정도였다. 한편 ‘가출 같이 하실 분’이라는 제목으로 같이 가출할 사람을 모으는 블로그도 있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30년 동안 비행청소년 사역을 해온 나사렛 청소년의 집 대표 최영재 목사는 “비행청소년들은 탈선을 공유하려는 경향이 있고 청소년들이 직접 느끼는 탈선의 유혹은 상상 이상”이라며 인터넷에 떠도는 가출 정보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교회가 나서서 청소년 탈선 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