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연합뉴스) 미국 뉴욕에 이어 시애틀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오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트프 명예회장과 조찬을 하며 환담했다. 이 대통령과 게이츠 명예회장의 만남은 지난 2008년 5월과 지난해 1월 다보스포럼에 이어 세 번째로, 다보스포럼 이후 20개월 만이다.
이 대통령의 숙소 호텔로 찾아온 빌 게이츠는 시애틀 방문에 감사를 나타내면서 반갑게 인사했다. 이 대통령은 빌 게이츠 회장과의 사진 포즈를 요청하자 "우리는 정치인이 아니다(We are not politicians.)"라고 해 웃음이 터졌다.
이 대통령은 빌 게이츠 회장에게 "다보스 포럼에서 우리가 만나 약속했던 에티오피아 봉사를 다녀왔다"면서 "열심히 했고, 그런 경험을 하기가 쉽지 않다. 사실 시간상으로 불가능했지만 (빌 게이츠 회장의) 뜻을 이해해 갔고,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빌 게이츠 회장은 "대단하다(It's fantastic)"고 반기며 "에티오피아는 발전 과정에 있고 그 나라 대통령이 농업과 여성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답했다.
접견에 앞서 이 대통령은 공생발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스스로 진심으로 해야 하고, 총수(총수의 인식)가 바뀌어야 한다"고 밝힌 뒤 "있는 사람들이 퇴임 이후에 좋은 일 하는 게 얼마나 좋으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조찬에서 게이츠 명예회장이 지난 2008년 7월 이후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활동에 전념하면서 보건ㆍ개발 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음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한국이 공적개발원조(ODA) 공여국으로서 올해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게이츠 명예회장은 게이츠 재단의 활동 현황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국제 보건ㆍ개발 분야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 및 한국 정부와 재단간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대통령과 게이츠 명예회장은 아프리카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을 돕는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게이츠 명예회장의 제안으로 아프리카의 빈곤퇴치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하고 게이츠 재단과 공동으로 에티오피아를 대상 국가로 선정하고 아프리카 빈곤퇴치 모델을 만드는데 긴밀히 협의해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월 한국전쟁 참전국인 에티오피아를 방문,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서 서쪽으로 1시간15분 가량 떨어진 해발 2천800m 고지대의 가난한 농촌 마을인 `가레 아레라'에서 봉사활동을 벌였다.
게이츠 명예회장은 2008년 5월 방한시 대통령 국제자문위원으로 위촉된 이후 한국의 경제발전과 국제사회에서의 역할 등에 자문을 해오고 있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질병ㆍ빈곤 퇴치, 교육지원 등을 펼치는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