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떠나는 한국교회의 상황에서, 청년 목회자들은 대부분 젊은이들을 끌어올 수 있는 ‘문화사역’에 대한 갈증을 갖고 있다. 그러나 감수성 풍부한 ‘크리스천 문화인’들을 딱딱한 틀 속에 가둬버리거나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때 한국교회는 ‘문화인들의 산실’이었다. 1970-80년대 초·중·고등학생들과 청년들은 ‘문학의 밤’과 ‘성가대’, ‘주일학교’ 등을 통해 음악·미술·연극 등의 소질을 계발했고, 지금 대중문화계에는 이곳 출신들이 적지 않게 포진해 있다. 신드롬을 몰고 왔던 MBC <나는 가수다>를 비롯해 여러 프로그램에서 우리는 이를 재확인했고, 문화의 잠재력을 새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이와 함께 김범수·박정현, 박종호·소향 등의 예를 들면서 CCM 가수로서 찬양을 부르느냐, 대중가수로서 대중매체에 나와 기독교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느냐 하는 해묵은 논쟁도 다시 등장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대중문화 속 기독 예술인들을 통해 복음을 전하려는 기독교문화선교단체 WAFL의 대표 김요한 목사가 <예술이 마음을 움직입니다(코리아닷컴)>를 펴냈다. 책은 김요한 목사가 전하는 문화사역에 대한 도전과 방법에 대한 메시지다.

김장환 목사의 아들이자 대전에서 함께하는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김요한 목사는 문화와 예술을 통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림이나 음악, 춤과 연극 등의 예술은 세상적인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기 위한 아름다운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월간 <페이퍼> 편집장인 황경신 작가가 바흐의 음악을 듣고 하나님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언급하며 “우리는 말을 통해 복음을 전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데, 비언어적인 방법으로도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며 “삶을 통해, 창조적인 방법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성 프란체스코는 이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쉬지 말고 복음을 전하십시오. 반드시 필요할 경우, 말을 사용하십시오.”

하지만 모든 기독 예술가들이 작품마다 복음적인 내용을 드러내면, 즉 의도적인 메시지는 억지스러워지고 작품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작가의 의도를 강요한다는 인상도 줄 수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이분법적인 생각에서 탈피하자”고 한다. 오히려 가장 세상적인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사랑하셔서 당신의 아들까지 보내셨다. 크리스천인 우리는 문화를 좀더 폭넓게 이해하고, 세상 문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거나 거리를 둘 게 아니라 오히려 문화를 통해 세상을 섬겨야 한다.” 물론 하나님과 성경이라는 분명한 기준을 전제로 한다.

무엇보다 사람들은 평범한 메시지에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메시지에 ‘힘’을 더해주도록 아름다운 표현력과 탁월한 예술성, 복음의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듣든지 아니 듣든지’를 곡해하여 종교적 열심만 가지고 전파하다 역효과를 내기보다, 변화하는 문화에 맞게 사역도 계속 발전해야 한다. 전달자 중심이 아닌, ‘수용자 중심의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교회 내에서도 대충대충, 빨리빨리, 비합리적, 체면 중심 등의 문화를 걷어내야 한다. 교회 내 문화사역자라면 무엇보다 실력 부재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지나친 자극이나 전통의 고집, ‘기독교적 예술’의 범위 축소, 현실 외면, 미숙한 인격 등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모두 다 목회자가 돼야 한다거나 세상 문화와 전혀 달라야 한다는 주장은 그야말로 ‘신화’에 가까운, 타파해야 할 교회 문화다.

서두에 언급했던 ‘젊은 세대’에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선, 먼저 그들의 욕망과 공포를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 사회정의, 창조성, 열정, 친밀감, 진실성의 욕구 등을 면밀히 이해하는 일이 우선이다.

“청년들은 마음을 쉽게 열지 않아, 그들의 마음을 얻기가 어렵다. 그래도 지속적으로 그들에게 다가가고, 그들의 문화와 언어로 복음을 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