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투스쿨 특별새벽기도회가 있었던 지지난 주간 화요일 새벽,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다. 새벽기도회 시간이 다 되었지만 교회주변은 칠흙같이 캄캄하였다. 허리케인 아이린의 여파로 우리 교회 부근지역이 온통 정전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교회입구에 서서 ‘정전으로 인해 오늘 새벽기도회가 취소되었다’고 하며 ‘오는 교인들을 돌려보내야 하나…’ 생각하다가 ‘이왕에 왔으니 예배당에 들어가 기도하고 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마음을 정하고 내 차를 본당입구를 향해 주차를 한 후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를 밝혀 두었다.

교회로 들어가니 셀폰을 켜서 본당으로 들어가는 복도를 밝혀 주는 교인, 자신의 셀폰을 사용하여 자리를 찾아 앉는 교인들이 여럿 있었다. 나는 강대상 앞으로 나가 이미 와 앉아 있는 교우들에게 “정전상태이지만 이왕에 오셨으니 각자 기도하고 돌아가도록 합시다”라고 광고한 후 교회사무실에 들어가 손전등을 찾아왔다. 장로님 한 분이 자원하여 손전등으로 안내를 해 주시는 가운데 본당에 촛불이 하나씩 밝혀지기 시작했다. 또 다른 장로님 내외분이 예배준비실에 초가 있는 것을 기억하고 초를 여러개 꺼내어 강대상, 피아노, 복도 여기저기에 촛불을 밝혀 주었다. 이만큼의 밝기이면 마이크가 작동 안해도 충분하겠다고 생각한 나는 반주자에게 찬송반주를 부탁하고 강대상에 올라가 새벽기도회를 인도하기 시작했다. 강대상에 촛불을 더해 주신 집사님의 도움으로 찬송가사와 성경을 읽을 수 있었고, 교우들도 셀폰을 켜서 함께 찬송을 부르고 성경말씀을 읽으며 새벽기도회가 진행되었다. 정전으로 무산될 뻔 했던 새벽기도회가 자동차 헤드라이트, 셀폰, 손전등, 촛불을 통해 은혜로운 촛불예배로 드려졌다.

돌이켜 보면, 난감한 상황이었지만 “이왕이면”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생각들이 더해지면서 상황을 조금씩 발전시켜 무산이 아니라 예상에 없었던 촛불예배로 드려지는 아름다운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었다.

나는 이 일을 통해 하나님의 새로운 은혜는 긍정적인 믿음의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몫임을 되새기게 되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듯이 과거에 머물거나 현재 주어진 상황에 주저앉지 않고 보다 나은 것,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찾아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새로운 은혜 체험이 주어진다. 하나님은 오늘도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역사를 계속 이루어가시기 때문이다.

애굽의 노예생활에 머물지 않고 믿음으로 출애굽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를 가르시고, 반석에서 샘이 솟게 하시며, 하늘에서 만나를 내리시는 하나님을 경험하였다. 가나안을 정탐하고 돌아온 12명의 정탐군 가운데 오직 믿음으로 긍정적인 보고를 하였던 여호수아와 갈렙만이 난공불락의 여리고성을 무너뜨리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약속대로 주시는 하나님을 경험하였다.

오늘도 주일예배에 머물지 않고 수요강해로, 찬양에 머물지 않고 소그룹성경공부로, 말씀공부에 머물지 않고 새벽기도로, 은혜를 받는 것에 머물지 않고 은혜를 나누는 사역으로… 이왕에 시작한 신앙생활 현재에 머물지 않고 더욱 바른 제자 착한 일꾼으로 자라가고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새로운 은혜의 체험이 우리에게 더해 질 줄 확신한다. 이왕에 들어선 순례의 여정, 날마다 하나님을 새롭게 경험하는 순례자로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