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지원에 대한 한국 교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대북 지원은 여전히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김정일 정권이 들어선 이후부터 조선그리스도교연맹 등을 통해 교류해 온 기장과 기감의 대북 지원이 특히 두드러진다. 하지만 정확한 물자 배분 내역이나 과정에 대한 확인은 미흡한 실정이다.

작년 9월부터 한국기독교장로회가 북한에 조달한 금액은 총 2억5백만 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앞으로 밀가루 약 60톤에서 70톤 가량을 더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를 통해 전달할 것으로 보여 대북 지원의 기세는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오경우 서기장이 최근 기장총회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기장은 작년 9월 1억 원 상당의 밀가루 240톤과 식용유 30톤, 올해 1월 1억5백만 원 상당의 밀가루 180톤과 식용유 50톤을 북한에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감 서부연회 또한 지난 2월 5일부터 7일까지 북한 온정리를 방문해 연탄 난로 125대를 전달했고, 지난 3월 6일에는 밀가루 2천 8백 포대를 북송했다.

그러나 교계 안에서는 인도적 대북 지원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모퉁이돌선교회 유석렬 이사장은 ‘정세분석’ 3월호에서 “김정일 독재체제가 지속되는 한 북한정부를 통한 선교지원은 무모하다. 결과적으로 북한선교를 방해하며 북한주민의 고통만 지연시키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신대 류성민 교수는 지난 17일 ‘김정일 이후 북한선교’ 세미나에서 “인도주의 차원으로 조건 없이 북한을 도와줘야 한다”며 “현지인을 통한 간접적 선교가 중요하며 남한교회는 후원한다는 마음으로 현지인을 후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감 서부연회 전용호 총무 또한 “민간단체나 기독단체들이 정치적이나 군사적인 상황에 관계없이 예수님의 사랑을 가지고 북한주민들을 지속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주민들에게 물자가 균등하게 배분됐는지에 대한 사실 확인은 미흡한 실정이다. 지난 9일 금강산 호텔에서 남측 교계 인사들과 만난 조그련 오경우 서기장은 기장총회에 대북 지원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잘 받아 사회봉사활동에 긴요히 썼다’는 내용의 인수증만을 전달했다.

지난 2월 초 북한 온정리를 방문해 연탄 난로를 지원한 기감 서부연회도 북한 지도부 인사에게 물자를 전달했을 뿐 실제로 북한 주민들에게 배분됐는지에 대한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한 탈북자는 이에 대해 “북한 온정리에 전달된 물건들은 주민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전부 금강산 호텔로 들어간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