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목회자들이 ‘개척’을 사명으로 알지만, 개척에 대한 학문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교회들의 정체현상이 일어나고 ‘개척’이 쉽지 않아지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연구들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통해 개척에 대한 학문적 접근이 없는 이유를 유추해 보면, 학문적 접근이 필요없을 정도로 개척이 너무 잘 됐거나, 개척은 ‘기도와 피땀’의 영적 영역이지 학문적인 영역이 아니라는 인식에서였을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교회 개척의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하고, 교회들도 ‘사회봉사’를 통한 이미지 쇄신에만 몰두하는 가운데 민장배 교수(성결대)는 <교회개척학을 내놓았다. 저자는 20여년간 개척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통찰, 그리고 실천신학 교수로서 집대성한 교회 개척 이론과 실제 사례를 책에 담았다.

저자는 교회 개척의 중요성을 신학적·선교학적·종말론적·인구증가적·교단성장적 등으로 논증하고, 그 방법과 단계, 전략을 설명한다.

특히 최근 개척해 성장한 교회와 그렇지 못한 교회들을 비교 분석했다. 먼저 복된교회(담임 류우열 목사), 두란노교회(담임 이상문 전도사), 수지영락교회(담임 배성식 목사), 희망찬교회(담임 휴대현 목사), 서문교회(담임 박원홍 목사), 나들목교회(담임 박원영 목사), 퇴계원성결교회(담임 도강록 목사) 등의 사례를 들면서 민 교수는 성장하는 교회의 특징으로 △분명한 비전 △다양한 전도방법과 지속적인 전도 △선교와 기도 △지역사회의 필요 공급 △제자훈련과 성경중심 설교 등을 꼽았다.

성장하지 못한 교회의 사례는 조심스럽게 소개한다. “교회를 개척하여 성장하지 못했다 해도 실패한 것은 아니다”는 민 교수는 “그 원인을 파악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게 하기 위해” 이를 연구했다. 성장하지 못한 교회의 특징은 △개척자의 소명의식이 확실하지 않고 △제자훈련 등 교육을 실시하지 않았으며 △전도와 기도를 하지 않았고 △비전이 분명하지 않았다. 저자는 “결국 개척된 교회가 성장하느냐는 외부 요인이 아니라, 개척자와 동역자들의 비전과 영혼 구원에 대한 열정이 좌우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신학교에서 교회개척 강의를 필수과목으로 확대하고, 교단에서 교회개척 훈련 프로그램과 개척된 교회가 성장하도록 지속적인 훈련과 함께 전략적인 후원을 실시해야 한다. 또 개척자가 하나님과의 거룩한 만남이 지속되도록 성결한 삶에 대한 훈련을 진행하고, 전도전략을 함께 세우며 전도용품과 전도팀을 보내 개척자와 함께 일정 기간 협력사역을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개척교회에 적합한 프로그램도 제시했다. 제일 먼저 어린이를 전도 대상으로 삼고, 미취학 아동들을 위한 놀이방·어린이집·유치원 운영, 취학 아동 대상 공부방 또는 도서관 및 스포츠 교실 운영 등이 있다.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쉼터 및 생활상담, 소년소녀 가장 결연 및 후원, 청소년 초청 공연 등을 소개했다. 이밖에 여성과 노인, 일반인과 외국인 등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있다.

앞의 사례는 도시에 해당하고, 농촌 지역은 또 다르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농번기 탁아 서비스, 청소년 대상 달란트 개발 프로그램 및 멘토 맺기 등이 있고, 다문화가정이 많은 특성상 한글교육 및 한국문화 교육 등도 할 수 있다. 노인들을 위해서는 농한기 공동 일거리 제공, 도시교회와의 자매결연으로 직거래 판로 열어주기, 일반인들을 위한 협동조합이나 영화 상영 등을 할 수 있다.

민 교수는 “초대교회와 교회사가 증명하듯 교회 개척이 활발할 때는 유·무형 교회가 성장하는 시대였다”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가지 교회개척은 멈춰서는 안 되고 오히려 더 전략적으로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