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장로교의 날’을 주최하는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양병희 목사)가 최근 행사를 앞두고 “젊은이들의 참여를 늘려 미래지향적인 행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최근 대형집회들 중 ‘일회성’, ‘전시성’ 행사의 경우 성도들이 교회에서 ‘차출’ 또는 ‘동원’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이러한 집회들에서 주요 순서를 맡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실제로 한 교회 목회자는 대형집회에 성도를 참여시키는 데 부정적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힌 적이 있다. “성도들과 함께 참석했다가 ‘기도하러 왔는데 목사님들의 CF만 보고 왔다’는 소리를 들었다. 목사님들마다 5분 단위로 한 분씩 기도하고 가시는데 기도는 들어오지 않는다고 해서 그 뒤로는 참석하지 않는다.”

청년·청소년 사역자들은 이러한 대형집회에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뜬구름 잡는 구호가 아닌, 구체적인 목적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0년째 매년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라이즈업코리아 대회를 열고 있는 이동현 목사(라이즈업무브먼트 대표)는 “행사를 위한 행사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문제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 목사는 “사실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한국교회가 집회를 통해 이들을 잡아주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인데, 첫번째는 청년들이 원하는 이슈 자체가 없고 둘째는 행사 후 구체적으로 무엇을 실행할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이동현 목사는 “사실 청년들이 가진 가장 큰 힘이 바로 ‘다이나믹한 에너지’이고, 이 에너지가 1970-80년대 교회 부흥·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할 수 있다”며 “이러한 에너지를 다시 끌어오려면 세속적인 관심사보다 훨씬 큰 대의, 청년들을 모을 구체적인 아젠다(Agenda)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칼빈을 기념하자, 장로교가 하나되자 하는 것들이 어른들의 구호는 될 수 있지만 청년들에게는 아니지 않느냐”고도 했다.

이 목사는 “두번째로, 참여했더니 도전과 앞으로 나아갈 길이 생기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겠구나 하는 무언가가 나와야 한다”며 “매년 지속될 행사라면 하나님 나라 입장에서 실제로 얻는게 무엇이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이런 부분들을 깊이있게 고민하고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모임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청년들에게 비전과 희망을 던져줄 강사진 선택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2년째 청년집회 ‘홀리 위크(Holy Week)’를 개최하는 최상일 목사(은정교회)는 “무엇보다 청년들을 모으려는 목적이 중요하다”면서도 “홀리 위크의 경우 강사진에 의해 청년들의 수가 좌우되는 편”이라고 밝혔다.

최 목사는 “홀리 위크는 사실 여타 찬양집회와 달리 영적인 자기 만족보다는 나라를 위해 기도하기 위해 구체적 이슈들을 놓고 기도하는 모임이라 그러한 의식이 있는 청년들이 참석한다”며 “하지만 그런 의식있는 청년들이 많지는 않아서 지명도 있는 강사나 유명한 찬양팀들이 오느냐에 좌우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고직한 선교사(Young2080)는 “청년들 모임은 준비 과정에서 분위기가 칙칙하거나 눈치 봐 가면서 얘기하는 구조로는 안 된다”며 “쉽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이동현 목사는 “대형집회를 한 번 잘 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청년들의 행동 지침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가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모임에 앞서 자발적으로 기도하고 부르짖으면서 홍보하는 등 ‘청년층 핵심 구성원’들을 동심원적으로 얼마나 만들어내느냐도 관건”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