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하면서도 기백 넘치는 붓질로 스며듬과 번짐을 오가는 한 폭의 동양화를 보듯 최근 한인교계의 선교의 큰 흐름이 교회간 연합사역, 무슬렘과 라티노 선교, 미교단과의 선교연합 등 그 진폭과 파장에서 거침이 없다.

이러한 움직임은 우선 최근의 선교 동향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서구중심의 선교가 '다수-세계(majority-world)' 교회 주도형, 즉 복음 수혜국들이 선교 일선에 앞장서는 흐름으로 바뀌는 시점에 있고, 지구촌 인구의 60%가 거주하는 아시아권이 미래 선교의 추이를 결정짓는 중요 지역으로 급부상하면서, 한국의 선교역량이 새삼 주목받게 되었고 그 한 축을 미주 한인교계가 감당하는 형국으로 진행중인 것이다.

더구나 한인교회는 1.환태평양을 아우르며 선교를 펼칠 수 있고 2.문화적 언어적 장벽을 극복해낸 1세 목회자와 평신도 그리고 높은 교육환경에서 길러진 2세까지 선교 동력화가 가능하며 3.미국 주류 교단과 협력해 대규모 프로젝트 등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러한 움직임은 분명 고무적이다.

최근 한인교회와 선교단체 등에서 이같은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우선은, 한어권 젊은이와 2세를 복음으로 품자는 취지의 활동이 특히 활발해졌다.

2세, 뚫어야할 선교지

1.5세와 2세 청소년들을 통해 미국과 전세계에 영적 대각성 운동을 일으키려는 운동을 전개중인 자마(대표 김춘근)의 최근 행보는 특별하다. 김춘근 장로는 19세-25세 한국계 미국 시민으로 성적과 리더 소양에서 탁월한 이들을 모아 미래 사회를 리더할 크리스천 일꾼으로 세우기 위한 '세계지도자개발학교'를 6월 개강한다고 밝혔다.

선교가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인 만큼 자라나는 2세 역시 또 하나의 선교지이지만, 마땅히 이들을 위한 멘토링 그룹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같은 시도는 분명 고무적이다. 특히 미 주류를 대표하는 대학과 기업에 진출한 한국계 교수, 기술자, 의사 등 전문가 그룹을 엮어온 자마인 만큼 이들과 각 주의 교회내에 흩어진 2세들과의 만남은 신앙과 실력 모두에서 큰 결실을 볼 것이라는 기대를 얻고 있다.

한어권 젊은층, 이제 복음의 사각지대 아니다

한어권 청년을 향한 복음전파도 가속도가 붙었다. 그간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던 청년단체들이 힘을 모았고 교협과 몇몇 개교회들도 동참하는 추세다.

남가주내 1세 위주의 청년단체들로 결성된 R-generation은 한어권 청년들로 인해 민족적인 회개운동이 일어나길 바라는 연합부흥집회를 5월 준비중으로 미주기독청년연합회, HYM, K-Fresh 등이 뭉쳤다. 이같은 시도는 유학생 등 차세대 미국과 한국을 이끌 젊은 지도자를 신앙 안에서 바로 세운다는 취지로 볼 때 한어권 선교동력원을 발굴하는 한 축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라이즈업 코리아(이동현 목사)의 활동도 한어권 젊은층 선교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한국을 시작으로 뉴욕, 태국 등에서 집회를 가졌고 오는 9월에는 일본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는 라이즈업코리아는, 집회마다 청년들에게 환상과 비전을 심어주는 등 한국의 영성을 한인 디아스포라 청년들에게 점화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집회를 잘만 활용한다면 대다수 중소형 이민교회의 청년부를 활성화시키고 이들의 또래 친구까지 전도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하지만 청년담당 목회자 수적 열세 여전… 대안 찾아야

그러나 아쉬움도 남는다. 무엇보다 청년들을 지도할 1.5세, 2세 목회자가 수적으로나 질적으로 너무나 열악하다는 점과 이들을 멘토할 그룹이 마땅치 않다는 점은 여전하다. 여기에 몇몇 대형교회를 제외하곤 한어권 청년부 등이 유명무실하다는 점, 그리고 청년으로 성장할 유년부를 위해 운영되는 교회내 교육시스템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개선 사항중 하나다.

이와 관련, 청년부 사역을 오래한 K목회자는 "2세 목회자 사이에 자기를 따라 목회자의 길로 들어서려는 이들을 막는 경우를 자주 봐왔다"며 2세 사역자들의 대우가 빠른 시일내에 개선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민사역자를 세우자는 취지로 '코딤'을 결성한 오상철 목사(전국코디)는 "하와이에 첫 이민교회가 시작되면서부터 2세 사역의 필요성이 얘기되었지만 100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민사회와 교회가 마땅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능하다면 한인 2세들에게 맞는 교육교재를 우리의 손으로 개발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