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의 세계는 철저히 돈의 원리가 지배하는 곳이다.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돈으로 선수를 사는 곳이 프로의 세계이며, 필요 없을 때는 가차 없이 방출하는 곳이 이 세계다. 이 부분에 대하여 어느 누구도 잘못되었다 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철저한 자본주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돈의 원리를 따르지 않는 행위를 어리석다 손가락질 한다. 그래서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자는 모두 시대에 뒤쳐질 수밖에 없는 시대가 이 시대이다. 인간의 가치와 품위는 이 세계에서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 철저히 상품으로 포장된 자신만 있을 뿐 그 내면의 모습은 중요하지 않다. 명분보다 실리를 좋아하는 것이 이 시대이다.

이런 상황 앞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며칠 전 텍사스의 한 지역에서 이 시대의 원리를 보란 듯이 거부한 한 신선한 소식이 들려 왔다. 프로야구팀 텍사스 레이저스가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어버린‘조나단 테일러’라는 대학생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33라운드에 지명한 것이다.

철저히 돈의 원리로만 이루어지는 프로의 세계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의 결정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어려운 결단이 왜 이루어지게 되었는지 나중에 스카우트 담당자인 ‘킵 패그’의 말 한마디로 간단히 이해될 수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끔찍한 사고만 없었다면 그는 분명히 프로야구에서 뛸 수 있는 유망주였다. …… 이번 지명이 그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조나단 테일러는 올 해초만 해도 조지아 대학의 촉망받는 선수였다. 그러나 지난 3월 6일 경기에서 외야수 수비 도중에 타구를 잡으려다 같은 팀 동료와 충돌해 목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고 만다. 이 때문에 그 사고를 일으킨 팀 동료‘잭 콘'은 늘 부상당한‘조나단 테일러’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에 텍사스 레인저스로부터‘잭 콘’이 전체 37순위로 지명을 받게 되자, 그는 자신의 실수로 프로선수생활을 못하게 된‘조나단 테일러’에 대한 이야기를 우연히 전하게 된다. 결국 텍사스 레인저스는‘잭 콘’과 함께‘조나단 테일러’를 영입하게 된 것이다.

프로팀의 입장에서 하반신 마비가 온 선수를 경기에 투입하기 위해 스카웃 했을 리가 만무하다. 그를 스카우트 한 것은 전적으로 불운의 인생을 살 수 밖에 없는‘조나단 테일러’에게 용기와 꿈을 주기 위해서이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은혜의 원리를 생각게 한다. 은혜란 베푼 자를 위한 행위가 아니라 받을 자를 위한 행위이다. 은혜를 베푼 자는 은혜를 받은 자로부터 얻을 유익을 계산하지 않는다. 무조건적으로 그냥 베푸는 일방적인 행위가 은혜이다. 이 은혜를 받은 자는 그래서 그 은혜를 받은 자체에 감격하며 감사할 뿐이다.

이것이 구원이다. 구원을 베푸신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베푸신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철저히 모든 것을 일방적으로 쏟아 부으시는 분이시다. 어느 누구에게도 쓸모없고 의미 없다고 생각했던 나의 인생에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부여해 주시고 그것을 하나님은 귀중히 여기기로 하셨다. 이것이 구원이며 은혜이다.

이 은혜를 깨달은 자가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바로 그 은혜를 전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그 은혜가 무엇인지, 깨달았다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하나님의 그 은혜의 일방적인 행위를 아직도 받지 못한 자에게 알려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우리는 삶에서 영적인‘잭 콘’이 되어 또 다른‘조나단 테일러’를 주님께 소개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