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농구를 참 좋아했다. 지금은 농구를 좋아했던 열정이 어디로 갔나 싶을 정도로 농구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 지금도 종종 각 팀의 성적 정도는 확인하는 편이고, TV를 거의 보지 못하지만, 본다면 스포츠채널에서 그 날의 경기들을 종합하여 보도하는 뉴스 정도가 다다. 내가 농구에 대한 열정을 잃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마이애미 프로 농구팀이 작년에 르브론 제임스를 영입하는 과정을 보면서였다. 프로농구의 소위 최고의 세 선수를 앞세워 영입을 축하하며 쇼를 하는 것을 우연히 보았는데, 세 선수만 스팟조명을 받으며, 마치 앞으로의 프로농구 우승은 자기들의 따놓은 당산인 양 떠들어대는 쇼가 정말 스포츠의 정신이 아니었다. 첫째로 농구는 세 사람만 뛰는 경기가 아니다. 또한 벤치 선수들이 아니면 다섯 명 선수가 계속 뛸 수도 없다. 그러면 지금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는 다른 선수들은 뭐라는 말인가? 둘째로 정당한 대결의 스포츠 정신이 프로라는 이름하에 돈이 만드는 승리로 타락하는 단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돈이 힘이 있긴 있나보다. 지금 마이애미 팀이 최종우승을 다투는 결승전에서 LA 레이커스를 4대0으로 이기고 올라온 달라스와 경기를 벌이고 있으니 말이다. Winning is everything(꿩 잡는 것이 매)이라는 말이 있지만, 경기를 보는 내 마음이 참 씁쓸하다.

그런데, 텍사스의 프로야구팀에서 조지아 대학 야구선수를 스카웃 한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모두들 우승에 도움이 되는 선수들을 영입하느라 혈안이 되어 있는 프로세계에서 텍사스 레인저스가 경기중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테일러 선수를 영입한 것이다. 일의 전모는 이러하다. 테일러 선수와 조지아대학에서 야구선수 생활을 했던 콘 선수는 형제와 같은 단짝이었다. 둘이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콘은 좌익수로 테일러는 중견수로 수비 볼 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둘은 같이 먹고 자고 공부하는 친구였다. 그러나, 날아오는 공을 서로 잡기 위해서 좌익수인 콘과 중견수인 테일러가 몸을 날리게 되고, 둘이 공중에서 충돌하면서 테일러는 하반신을 못쓰게 된 것이다. 결국은 콘은 텍사스 레인저스에 뽑히게 되었는데, 이를 알게된 야구단이 테일러도 영입하면서 그의 재활을 돕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마음이 참 훈훈해진다. 잘 뛰는 선수만 뽑히는 것이 아니라 하반신 장애를 가진 선수도 뽑힐 수 있다는 소식은 복음이다. 그래서 우리도 지금 하나님의 야구장에서 뛰는 선수들이 된 것이 아닌가!

어? 달라스가 다섯 번째 경기를 이겼다. 달라스가 마이애미를 아주 이기면 이것도 복음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