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인생
유재건 | 두란노 | 220쪽 | 9500원

“나는 국회의원 12년을 포함해 정치를 15년 동안 했는데, 정치활동 중에는 치열하게 부딪혀야 할 일도 많고 여야간 대립과 갈등도 많기 때문에 정치활동을 신앙에 적용해서 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기독교 양심을 지키면서 정치하기로 하나님과 약속했기 때문에 어떤 상황과도 타협할 수 없었다.”

3선 국회의원 유재건 장로가 이러한 원칙을 갖고 제일 먼저 선언한 일은 “주일은 쉽니다”였다. 수많은 크리스천 자영업자들에게 ‘딜레마’ 같은 이 문장을 개개인이 헌법상 하나의 기관인 국회의원이 지키기가 쉬울 리 없었다.

“아무리 처음부터 주일 성수를 선언했다지만 당원들은 번번이 이해하지 못했고, ‘유재건 의원은 당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내겐 세상 사람들의 눈보다 하나님의 눈이 더 두려웠고 중요했다. 설사 나쁜 평가를 받더라도 지금까지 내 인생의 모든 길을 인도하신 하나님을 따르는 것이 옳았다.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하신 하나님의 약속을 믿기 때문이다.”

매주 국회의원이 참여해야 할 모임이 생겼고, 당 차원의 각종 대회와 행사가 열렸다. 국회의원으로서, 당원으로서 주일 성수를 위해 혼자 빠진다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세상 사람들의 소리와 눈초리를 의식하는 순간 흔들릴 것이기에, 하나님이 명령한 길을 막는 모든 소리는 듣지 않아야’ 했다.

‘기독교인으로서 정치하기’는 첫번째 국회의원 선거 출마 때부터 쉽지 않았다.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정치인이 되겠노라 다짐하며 매일 선거운동을 기도로 시작했고, 절대 술을 마시지도 권하지도 않았다. 선거운동원들은 ‘3선 현역 의원과 맞붙는 마당에 한가하게 기도할 시간이 어딨냐’며 불만을 쏟아냈고, 기분 좋은 술자리에 선거운동 와서 술 한 잔도 거절하는 후보에게 사람들은 화를 내고 막말을 했다.

하지만 ‘유 장로’는 상대 후보를 상당한 표차로 따돌리며 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이후 두 차례 선거에서 사람들은 ‘술도 안 먹고 사주지도 않는 후보’에게 이를 강요하지도 않았다.

“처음이 힘들어서 그렇지, 나의 인생을 하나님 나라에 맞추기로 결심하고 올무의 유혹을 이기기만 하면 하나님은 그보다 훨씬 멋진 은혜로 보상해 주신다.”

하나님의 사람 유재건 변호사의 <은혜인생(두란노)>에는 이러한 그의 정치 역정 외에도 떡장수 소년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에 무시험 합격하고 미국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며 사형수를 7년간 무보수 변호해 무죄로 석방시키고, 20여년 만에 고국에 돌아와 각종 토론회 사회자로 발탁되는 등 ‘분에 넘치는 하나님의 은혜’를 간증하는 각종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