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교회 내 적지 않은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가정 폭력을 포함한 여러가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에 위기 가운데 있는 가정을 다시 세우고, 아동학대와 가정 폭력 등으로 얼룩진 성도들의 아픔과 슬픔을 효과적으로 돌보기 위한 손길이 절실히 요구된다.

무너져 가는 가정을 세우기 위한 대안으로 풀러신학교 한인목회학 박사원과 한인가정상담소, 코리안 복지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건강한 가정 세우기' 목회자 컨퍼런스가 오는 6월 13일 오전 9시 풀러신학교(135 N.Oakland Ave. Pasadena) 페이튼 홀에서 개최된다.

탈봇신학교가 후원하는 이번 목회자 컨퍼런스 강사로는 김고 미경 교수(칼스테이트 풀러튼 사회복지학), 김동조 소장(아태여성상담소), 김세윤 박사(풀러신학교 한인목회학 박사원), 민종기 목사(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송 써니 교수(탈봇신학교 상담심리학), 엄영아 원장(푸른초장의 집), 엄예선 교수(풀러신학교 가정상담학), 윤샘 LA카운티 아동국 소셜워커, 이종태 목사(남가주 사랑의교회), 이시연 교수(칼스테이트 LA사회복지학), 이충근 목사(패밀리 세이버 센터 소장) 등 관련 전문가들이 나선다.

주최측은 지난 31일 한인가정상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한인사회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가정폭력의 실태를 파악하고, 목회 지도자로써 효과적으로 치유하기 위한 성경적 접근 방법을 모색하고자 마련했다"며 "특히, 위기 가정과 개인들이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현실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지역사회 기관과의 긴밀한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컨퍼런스"라고 밝혔다.

풀러신학교 엄예선 교수는 교회와 가정을 '양바퀴'로 비유하면서 교회 못지 않은 가정사역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효과적인 가정사역을 위해 먼저 △교회가 일차적으로 예방사역을 해야 하며 △(성도가 상담을 의뢰해 올 경우) 전문가들에게 잘 연결해 주고 △평신도 사역자를 포함한 교회 내 모든 리더들이 가정사역에 대한 훈련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부분의 교회 안에 교육부와 선교부는 있는데, 가정사역을 도울 수 있는 기관이 설치되어 있는 경우는 보기 어렵다"며 가정사역부가 교회 공동체 내에 뿌리 내려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엄 교수는 "가정사역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목회자 교육"이라며 "목회자들이 문제를 올바로 진단하고, 상담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기초적인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바른 신학이 가정문제 해결의 대안이라고 언급하면서, "교회가 신학적으로 너무 경직되게 가르치게 될 때, 가정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령, 성경 해석의 문제를 놓고, 어떤 교회는 남편과 아내가 '상호 복종하라'고 가르치는 반면, 어떤 교회는 '아내가 (남편에 대해) 철저히 복종하라'고 가르친다. 이 상반대는 두 가정관 중에서 어느 것이 옳은가라는 질문에 엄 교수는 "당연히 '상호 복종'하는 것이 맞다"며 목회자들이 올바른 신학 위에 서 있어야 하며, 성도들에게 성경적이고 바람직한 가정관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마지막으로 엄 교수는 "'건강한 가정'을 세우는 것이 이번 컨퍼런스를 마련한 목적이며, 교회와 전문가들의 폭을 좁히는 것이 취지"라고 덧붙였다.

이번 컨퍼런스의 참가 대상은 목회 지도자 및 선교사, 신학생을 비롯해 가정사역과 교회 안에 건강한 관계를 위해 돌봄과 치유 사역을 담당하거나 가정 사역에 관심있는 자면 누구든지 참여 가능하다. 참가비는 무료. 관련 문의 및 예약은 한인가정상담소(213-389-6755, skim@kafscla.org)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