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순수한 한글입니다. 집은 건물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가족이 함께 사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은 단순히 가정이 함께 기거하는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보다 훨씬 더 깊은 의미, 예를 들면, 피곤한 몸에 안식과 휴식을 취하기 위하여, 또는 마모된 감정을 치유하고 회복되기 위하여, 그리고 내일을 살아갈 힘과 지혜와 용기를 얻기 위하여 돌아간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반대로 이와 같은 육체적 정서적 필요가 채워지지 않고 오히려 상처가 악화되는 것을 두려워할 때에는 “집에 가고 싶지 않다”는 표현을 하게 됩니다.

건축가는 먼저 건물의 청사진(Blue Print)을 준비합니다. 어떤 건물을 어떤 모양으로 얼마만큼 크게 지으려는지, 청사진을 그려야합니다.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앞으로 그들이 세울 가정에 대한 청사진입니다. 청사진은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결혼을 약속하고 나면 결혼예배를 드릴 때까지 함께 기도하면서 대화를 통하여 이런 청사진을 그려야 합니다. 부부의 역할과 자녀 양육의 방법에 대하여, 시간과 돈을 사용하는 방식에 대하여, 살다가 경험하게 될 어려운 일들을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하여, 미리 미리 그림을 그려놓아야 합니다.

건축하다보면 시청에서 나온 검사관의 검사를 받게 됩니다. 다 건축한 다음에 한번만 받는 것이 아닙니다. 기초공사를 할 때에 받아야 하고, 기둥을 세울 때에 받아야 하고, 벽을 연결할 때에 받아야 합니다. 건축의 새로운 단계로 들어갈 때마다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얼른 생각하기에는 불필요하고 귀찮은 것 같지만, 이렇게 제 3자의 검사를 받음으로서 튼튼한 집을 세울 수가 있습니다.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젊은 부부에게는 믿을만한 멘토(Mentor)가 있어서 수시로 의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문제가 생겨서 의논하는 것보다는 미리 그런 문제를 피할 수 있는 지혜를 얻는다면, 훨씬 더 안전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멘토 가운데 가장 훌륭한 멘토가 바로 양가 부모님들입니다.

건축을 한 후에는 실내외 장식도 해야 합니다.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고 집안의 공간도 멋있게 꾸며야 합니다. 따뜻한 색을 칠하고 쓸모 있는 가구들을 제자리에 배치해야 합니다. 따뜻한 가정을 만드는 비결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 달려 있습니다. 격려하는 말, 감사하는 말, 용기를 주는 말, 칭찬하는 말, 이런 언어를 통하여 아름다운 집을 꾸밀 수 있고 사람 살만한 집을 세울 수 있습니다.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새로운 마음을 가져보십시다. ‘우리 가정, 이보다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보십시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변화시켜보십시다. 우리와 우리 자녀들이 날마다 “돌아가고 싶은 집”이 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