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들의 큰 누님. 교화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교도소 봉사를 위한 기도모임 ‘사계절’과, 무의탁 출소자들의 쉼터 ‘사계절의 집’을 설립한 김혜원 권사가 애틀랜타새교회(담임 심수영 목사)를 방문, 지난 13일(금) 1일 간증집회를 가졌다.

“지금까지 돈을 벌어 본 적도 없지만 항상 채워주시고 가는 곳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 주십니다. 이런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감사해 이렇게 그 은혜를 증거하게 됐습니다.”

‘어떻게 저런 분이 그 힘든 사역을’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가녀린 몸과 목소리를 가진 그녀지만 하나님께서 주시는 건강함과 사형수들을 향한 사랑은 37년을 변함없이 달려오게 했다.

김 권사가 사역을 시작하게 된 것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던 30대 후반이다. 좋은 대학을 나와 영어교사로 활동하다 결혼 후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무기력에 빠지게 됐다. 좀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었던 것.

우연한 기회에 하용조 전도사(현 온누리교회 담임)가 이끄는 성경공부에 참석했던 김 권사는 ‘소망 없는 한 생명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여러분의 삶은 소중한 것’이라는 말씀을 듣고 희망을 발견하게 됐다.

세상은 때 마침 17명을 연쇄살인하며 한국사회를 공포로 몰아 넣었던 김대두로 인해 시끄러웠다. 김 권사는 신문을 보며 ‘하나님, 저 사람이 죽기 전에 누구가를 보내실 거죠?’라고 물었다.

하지만 한 달을 기다려도 아무 답이 없었고 견딜 수 없는 뜨거운 마음이 그녀를 찾아왔다. 그냥 편지나 한번 써보자라는 심정으로 보낸 편지에는 ‘당신과 고향이 같은 남편을 둔 사람이다. 당신과 친구가 되고 싶다’고 적었다. 기대치도 못했던 답장은 열흘 만에 도착했다.

“같은 고향에 이렇게 훌륭한 분들이 계신데, 나는 돈이면 다 될 줄 알았다. (중략) 송충이 만도 못한 김대두 드림”이라는 내용이었다. 김 권사는 이 글에서 하나님의 존귀한 형상이 한 자락이나마 남아 있음을 발견하게 됐고 교도소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이후 김대두는 성령세례를 받았고 200여명을 전도했다.

▲사형수들을 위해 기도하는 김혜원 권사

“여러분 우리 하늘나라에서 만납시다. 출소자들에게도 꿈이 있지만 사회에서 실현할 수 없습니다. 출소자들에게 좀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나 같은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힘써주세요.”

사형장에서 마지막 유언을 남긴 김대두는 숨이 멈추기까지 찬송자 440장(멀리 멀리 갔더니)을 찬양했다.

김 권사가 이후 만나 사형수들은 30여명. 그 중에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형을 당했다고 추정되는 이들도 있었고 정치범 2명 외에는 모두가 사형을 당했다. 이를 가슴 아프게 여긴 김 권사는 이후 사형집행 반대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재판도 사람의 판단이기에 만에 하나라도 오판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였다.

사형수들을 향한 진한 사랑을 풀어낸 김 권사는 마지막으로 “인생에 예측치 못하는 험난함이 많았다. 하나님께서 그 때마다 피할길을 주셨고 신앙을 붙들어 주셨다. 고난 속에서 이유를 발견하게 하셨고 더 풍성한 은혜를 전파하게 하셨다. 여러분에게 그 은혜가 충만하기 바란다”며 간증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