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락 연방 상무부 장관.

그는 중국계 미국인 최초로 상무부 장관이 된 사람이며 또 중국계 미국인 최초로 주지사가 되어 8년 간 워싱턴주를 위해 일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중국계 미국인 최초로 주중미국대사로 임명되는 등 입지전적의 인물이다.

그가 지난 12일 뉴욕에서 중국계 미국인 단체인 ‘100인회’(Committee of 100)에서 연설했다. 주된 내용은 어린 시절 정체성 문제와 중국인들의 정치참여 촉구.

락 장관은 중국계 이민 2세로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는 1950년대 청소년 시절을 보내면서 정체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학교에 가면 미국인이라며 미국에 동화하라는 소리를 들었고 집에서는 중국의 뿌리를 지키라는 부모의 말에 충돌이 있었던 것.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청소년 시절 내내 정리되지 않은 이슈였죠.”

196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인권운동은 락 장관이 이 문제를 정리할 수는 실마리가 되었다. 자신은 중국인 뿐 아니라 미국인 둘 다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중국계 미국인(Chinese American).

“저는 다른 미국인처럼 미국에 충성하고 미국을 사랑하는 애국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젓가락으로 밥을 먹고 있습니다”

자신이 충성을 맹세하는 국가는 미국이고 중국의 문화는 자신의 일부라는 구분이었다.

그는 지난 3월 백악관에서 주중미국대사로 임명되면서 “나는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의 출생지로 돌아가서 내가 태어나고 자란 미국의 헌신된 옹호자로 일할 것”이라며 이를 명확히 했다.

락 장관이 강조한 또 하나의 메시지는 중국계 미국인들의 정치 참여 촉구.

현재 연방의원 중 아시안계는 전체 의원의 2%. 전체 미국인구에서 아시안계가 5.6%을 차지하는 것을 볼 때 대표성이 약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락 장관은 정치와 공직에 대한 아시안계 미국인들의 잘못된 인식과 부족한 의지와 노력 때문에 아시안계 미국인들의 정치 참여가 미진하다고 말했다.

“아시안계에 대한 인종차별이 심했던 50, 60년전에는 그 원인이 인종차별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그는 중국계 미국인들이 정치와 공직은 고상하지 않고 별 필요가 없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이 정해지는 자리에 들어가야 합니다. 이것이 중국계 미국인들이 나가야 할 새로운 개척지”라고 강조했다.

락 장관은 이 일을 위해 100인회가 더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중국계 미국인들은 이미 젊은 중국계 미국인들의 정치 참여, 공직출마 등을 위해 다양한 조직을 구성해서 활동하고 있다.

100인회는 20년 된 단체로 중국계 미국인 명망가 100명이 모여서 시작된 곳이다. 지금은 미국과 중국 관계 증진 및 중국계 미국인 커뮤니티를 위해 활동을 하고 있는데 특히 젊은 중국계 새대들에게 인턴쉽 기회를 찾아주는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밖에 다른 중국계 미국인 조직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International Leadership Foundation’이라는 단체는 아시안계 미국인 젊은이 대상으로 활동하지만 주 대상은 중국계 젊은이들이다.

이들은 매년 여름에 아시안계 태평양계 학생 중 인턴을 선발에서 워싱턴 DC에서 활동하도록 주선하고 있다. 연례 행사에는 중국계 미국인 여성 최초 연방장관이 된 앨란 차오 전 노동부 장관 등이 참석해 인턴쉽에 참여한 학생들을 시상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APAPA(Asian Pacific American Public Affairs). 캘리포니아에서 조직된 단체로 맥도널드 가게를 19개 갖고 있는 중국계 미국인이 시작한 것이다. 이들 역시 여름마다 20명의 중국계 미국인 젊은이들을 정치인 사무실로 보내어 인턴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중국계 미국인들 가운데 게리 락 상무장관을 비롯, 스티븐 추 에너지 장관, 엘란 차오 전 노동부 장관 등 굵직굵직한 인물들이 배출된 것은 이런 중국계 미국인들의 노력이 컸다는 것이 유력한 분석이다.

한인 최초 캘리포니아 조세형평국 위원이 된 미셀 박 스틸은 “APAPA와 같은 조직이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있으면 좋겠다”며 “중국계 미국인들이 이렇게 큰 것은 이들 조직을 통해 젊은 중국계 미국인들을 인턴으로 보내어 그곳에서 일하며 네트워크를 형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정치를 해보니까 네트워크, 커낵션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한인1세들이 정치행동위원회(PAC. Political Action Committee)나 인턴쉽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2세들이 주류사회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미디어에 관심있는 한인 젊은이 10명을 방송국에 보내고 이들이 그곳에서 네트워크와 커넥션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기사제공=케이아메리칸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