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예광교회 간증집회에 앞서 만난 이수자 선교사. ⓒ이대웅 기자
“가는 곳마다 준비된 좋은 분들을 만나게 해 주셔서, 한 번도 싸우지 않고 동역자들과 주님 주신 일을 걸어갈 수 있는 게 정말 감사합니다.”

16년째 남편 이성윤 목사와 함께 ‘오지’인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서 사역중인 이수자 선교사(49)가 고려인들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했다. 현지에서 선교사들의 ‘대모(代母)’로 불릴만큼 뿌리를 내리고 헌신하고 있는 이 선교사는 수도인 비쉬케 등 6곳에 교회를 개척하고 8백여명의 성도와 함께하고 있다.

이 선교사는 “무엇보다 선교지에서는 하나님을 직접 체험해야 신앙이 흔들리지 않는다”며 “하나님을 만나면 떠나지 않더라”고 간증했다. 키르기스스탄 지역은 ‘스탄’이 붙어있는 중앙아시아 다른 나라들처럼 이슬람권이지만, 아직 심각한 종교탄압이 가해지지는 않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주변 이슬람권 국가들에서 추방당한 선교사들이 키르기스스탄으로 모여들고 있다.

이 선교사는 현지인 전도에 대해 “복음은 복음이고, 결국은 말씀이더라”며 “뭘 주거나 해서 사람을 모을 수는 있지만, 복음을 받아들이고 사람이 변화해야 진짜 남는다”고 강조했다. 선교지 지원도 현지 교회나 단체를 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단기선교에 대해서는 “초창기에는 의료선교 등을 오는 분들이 사람들을 모으고 교회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됐다”면서도 “일부 선교단체들처럼 현지 문화에 대한 배려나 선교사들과의 협력 없이 이벤트에 집중한다면 오히려 계속 남아있는 현지 선교사들에게 피해와 상처만 안겨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휴식’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선교사는 “선교사도 육체 뿐 아니라 마음의 병이 든다”며 “선교지에서 받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풀지 않고 삭히기만 한다면 오히려 역기능이 생겨 주위에 대한 배려가 사라지고 자기 중심적이 되거나 자기 합리화에 빠져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가장 가까운 가족들과 현지 동역자들이 상처를 받게 되면 선교가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것.

가장 좋은 해결책은 부부가 돌아가면서라도 1년에 한 번씩 한국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 선교사는 “짧게라도 1년마다 한국을 찾는다면 파송받은 여러 교회들을 돌며 위로를 받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돌아가게 된다”며 “안식년 제도를 주로 하는데, 1년간 선교지를 비우면 동역자나 대체자가 없을 경우 사실상 선교지는 무너질 수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최근 몇 년간은 살 길을 찾아 몇 차례 국경을 넘어 머나먼 그곳까지 흘러들어간 탈북자들도 돌보고 있다. 지금까지 20여명의 탈북자들을 돌보면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손과마음선교회(이사장 최덕순 목사)의 도움으로 유엔 난민신분을 신청해 안정된 생활을 유도하거나 한국행을 주선하고 있다.

타고난 ‘전도자’인 이 선교사는 한국에 들아와서도 쉴 줄을 모른다. 이번에도 택시를 타고 가다 기사에게 복음을 전했는데, 기사가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을 믿기로 했다고 한다. 이 선교사는 “하나님에 대해 오해하고 있던 택시기사에게 성령의 감동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선포하게 됐다”며 “모두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고 말했다.

이 선교사는 함께 입국한 고려인·탈북자들과 함께 서울 관광을 시켜주며 그들을 섬겼다. 이와 함께 서울 예광교회(담임 최상윤 목사), 공주 중앙교회(담임 전갑제 목사) 등을 찾아 간증집회를 갖고 오는 15일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