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술 척추관절 전문병원인 자생한방병원에서 내원한 환자 218명을 대상으로 '척추질환자의 관절건강지수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척추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 중 17.8%가 3개 이상의 무릎관절염 대표 증상을 나타내는 무릎관절염 고위험군에 속하였고, 최소 1개 이상의 증상을 가진 척추질환자의 경우도 63.3%에 달해 척추질환자 중 과반수 이상은 무릎건강에 이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설문에서는 이미 무릎관절염을 진단받은 환자는 제외됐다.

그렇다면 척추질환과 무릎관절염이 동시에 아픈 이유는 무엇일까. 허리나 척추에 통증이 있으면 허리가 틀어지고 무게의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게 된다. 이로 인해 결국 어느 한쪽 무릎에 체중이 많이 실리게 되어 관절의 인대와 연골의 손상, 염증의 발생이 유발되는 것이다. 허리디스크는 통증으로 인해 운동부족이 야기돼 근력의 약화와 뼈의 퇴행이 동반되기 쉽다. 또한 퇴행성 척추병증의 경우 퇴행성질환이므로 무릎관절까지 쉽게 이환되기 때문에 두 병은 동시에 나타나기 쉽다. 한의학의 경우 '허리병은 신장의 질환이며 신장은 뼈를 주관한다(腎主骨, 腎主腰)'고 했다. 결국 신장의 기능약화는 허리뿐 아니라 무릎관절뼈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무릎관절염이 먼저 생기는 경우 하지근력의 약화가 나타나고, 이로 인해 허리, 척추까지 영향을 미쳐 허리디스크나 협착증 등의 척추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그러므로 무릎이나 허리에 병이 생겼을 때는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며, 치료와 더불어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허리를 비트는 습관이나 무릎이 아프다고 나쁜 자세로 앉아있거나 짝다리 혹은 한쪽으로 기대기 등의 자세는 피해야 한다.

허리와 무릎에 동시에 통증이 나타난 경우에는 한의학적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 효과적인데 이는 병의 원인이 신장의 기능약화와 근력의 저하에 있기 때문이다. 디스크와 관절염에 효과적이고 뼈와 인대, 근육을 강화(强筋骨)시키는 우슬, 구척, 두충 등의 약물과 관절고, 청파전 등의 처방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이와 동시에 골격을 바로 잡아주는 추나요법과 관절염에 특효인 봉약침, 침 등의 침구요법을 병행하여 치료하면 허리와 무릎을 동시에 잡아주는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이처럼 허리와 무릎은 형제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형제질환은 이 뿐만이 아니다. 허리병과 가장 친한 형제는 목디스크로 허리디스크환자나 목디스크환자는 항상 다른병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목디스크 환자의 경우는 오십견 등의 어깨질환, 엘보우 통증과도 형제관계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우리 몸의 관절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척추에 이상이 생길 경우 관절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평소에 척추와 관절에 좋은 운동을 생활화하고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