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전세계에서는 260만명 이상이 죽은 채로 태어나는 비극이 진행 중이다. 특히 이 중 98%는 저개발국가에서 발생한다.

‘생명’이 약동하는 부활절을 맞아 산모와 태아, 가정 모두에게 상처를 주는 이 비극을 혁신적으로 낮출 수 있는 연구결과가 지난 14일 세계적 의학학술지 란셋(Lancet)’에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전세계 사산아 비율은 지난 1995년부터 매년 1.1% 정도만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다른 산모나 아동사망 분야에 비해 극히 느린 추세다.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에 따르면 산모에 대한 응급 산과관리와 기본 처치방식 개선만으로도 한 해 100만명 이상의 사산아를 살릴 수 있다고 한다. 이같은 결과는 다음달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할 세계 보건통계에 포함될 예정이다.

SC는 이번 연구를 통해 사산아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한 것은 물론, 국제사회와 국가, 전문기관 등에 사산아 감소를 위한 조치를 촉구하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SC 신생아살리기 글로벌 조사 및 정책담당 조이 론(Joy Lawn) 박사는 “사산아 문제는 매일 전세계, 특히 빈곤국에서 수천 명의 산모들이 겪는 비극”이라며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으로 또는 전세계 공공보건 논의에서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산아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출산 합병증이나 임신 중 산모 감염, 산모의 장애, 태아 성장제한과 선천적 기형 등이 있다. 특히 절반에 가까운 120만여명은 출산 과정에서 사망하고 있다. 출산 과정에서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와 파키스탄, 나이지리아와 중국, 방글라데시 등 사산아 비율 1-5위국에서 전세계 사산아의 절반 가까이가 발생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콩고,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탄자니아,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사산아 비율이 높다. 이들 10개국이 전세계 사산아 비율의 2/3를 차지한다. 특히 파키스탄에서는 신생아 1천명 중 47명이 사산아로 태어나고 있는데, 핀란드와 싱가포르는 1천명 중 2명에 불과하다.

SC는 이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매년 약 360만명의 신생아와 35만명의 산모가 목숨을 잃고 있는데, 이는 응급 산과관리와 공공보건 서비스 등의 간단한 처치로 크게 낮출 수 있는 수치”라며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동일한 개선방안이 높은 사산아 비율을 보이는 국가에 적용된다면 추가로 110만명의 사산아 발생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론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사산아에 대한 믿을만한 조사 수치를 확보했고, 문제 해결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이뤘다”며 “지금이야말로 사산아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SC는 인도,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등 아동 사망비율이 높은 21개국에서 ‘지구촌 5세 미만 영유아 살리기’를 위한 에브리원(EVERYONE)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