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의 한 임산부 키쿠는 집에서 아기를 출산한 후 이틀만에 사망했다. 키쿠는 올해 25세에 불과했다. 태어난 아기조차 설사병으로 2개월만에 사망했다.

키쿠의 시어머니는 “키쿠가 임신하고 아이를 낳을 때까진 아무 이상이 없었지만, 집에서 아기를 낳은 후 몸을 덜덜 떨며 배가 너무 아프다고 소리치기에 한 시간 반 거리에 떨어진 병원으로 급히 출발했다”며 “산모는 수혈을 받았지만 자궁 내 태반 감염으로 이틀만에 사망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세이브더칠드런에서는 이처럼 아직도 많은 임산부와 영유아가 출산 중 사망하고 있는 현실을 고발하는 ‘사라진 산파들(Missing Midwives)’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의료기술의 눈부신 발전에도 제3세계에까지 그러한 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오늘날 전세계에서 1년에 약 35만 8천명의 임산부, 80만여명의 신생아가 출산 중 사망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전세계 출산 여성의 1/3인 약 4800만명이 조산사 등 전문가 도움 없이 출산을 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들 중 2백만여명은 가족도 없이 혼자 아이를 낳고 있다.

현재 전세계 조산사 부족 수는 약 35만명으로, 탯줄을 통한 감염과 저체온증 등 조산사의 처방과 도구로 쉽게 예방 가능한 합병증을 얻어 수많은 여성과 신생아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그러나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모자 사망률이 가장 높은 68개국에서 훈련받은 조산사가 산모들에게 조치를 취한 결과 신생아 사망률은 38%로 대폭 감소했다. 전세계에서 1년에 사망하는 신생아 330만명 중 130만명을 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보건인력의 도움을 받은 출산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는 에티오피아로, 6%에 불과했다. 아프가니스탄과 차드가 14%, 동티모르 18%, 네팔 19%, 라오스 20%, 방글라데시 24%, 아이티 26%, 에리트레아 28%, 소말리아 33%였다. 우리나라는 100%다.

이들 국가는 신생아 사망률도 당연히 높다. 아프가니스탄과 소말리아가 1천명당 52명으로 가장 높고, 차드 45명, 에티오피아 36명, 동티모르·네팔·아이티 27명, 라오스 22명, 에리트레아 17명 등이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보고서를 토대로 산모와 영유아 사망률 감소를 목표로 지역보건 인력양성을 위한 국제적 실행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유엔 새천년개발목표(MDGs)에도 들어가 있는 내역 중 하나로, MDGs는 오는 2015년까지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과 산모 사망률을 각각 2/3, 3/4로 줄일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를 위해 인도와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등 아동 사망자 수가 높은 21개 국가에서 ‘지구촌 5세 미만 영유아 살리기’ 에브리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매년 ‘어머니 되기 좋은 나라’ 순위도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