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 일은 아니구요, 돌아보면 하나님께서 친히 끌고 가신 사역이죠.”

‘여장부’ 김은혜 목사(59)는 미국 한가운데서 한인이 아닌 미국인 남성 노숙자들을 돕고 있다. 그것도 숙식을 같이 하면서.

“미국 정부 지원은 받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노숙자들을 돌봐주는 일만 하는 게 아니라, 그들에게 진정한 회복을 위해 복음을 전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제가 따로 생활할 공간이 없어요. 현지 공무원들도 교회와 숙소만 분리하면 지원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래도 복음을 전하는 일이 우선이지요.”

그렇다고 교회의 도움을 받는 것도 아니다. 미국인 교회에선 한국인 사역자에게 선뜻 손을 내밀지 않고, 한인 교회에선 미국 노숙자들이 있는 곳까지 돌아볼 여력이 없다. 그나마 몇몇 교회들이 도와줘 근근이 꾸려가고 있다.

그녀의 사역지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남중부 페이트빌 뉴라이프미션교회다. 벌써 ‘16년간’ 이러한 구호사역을 해온 ‘달인’이다. “알콜에 마약중독자들이 대부분이라 폭력을 당해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어요.” 23평 교회는 평일엔 노숙자들의 숙소, 주일엔 예배당으로 쓰인다. 13명 정도가 생활이 가능하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시설이 변변치 않아 그들을 돌려보내야 할 때면 마음이 찢어진다고 한다.

▲김 목사가 복음을 받아들인 노숙자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있다.
그녀의 노력과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37년 된 알콜중독자가 회복을 경험하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기적’은 매일같이 ‘이런 일을 계속 해야 하나’ 하는 물음 속에서도 사역을 해 나가는 원동력이다.

뉴라이프미션교회는 전과자를 비롯해 정신질환자, 마약·알콜중독자 등 갈 곳도 없고 받아줄 사람도 없는 이들이 찾는다. 그녀는 생명의 위협 속에서도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하루종일 그들의 필요를 채운다. “정말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만 찾아오세요. 그래도 변화되시는 건 오로지 말씀을 듣는 경우이지요.”

이들은 2-3달 머물면서 중독치료도 받고, 구직 희망자들의 경우 취업상담도 실시한다. 죽음만을 생각하던 그들은 교회에서 회복을 경험하고, 직장을 구하면 생활비를 보내오기도 한다.

▲미국의 노숙인들이 함께 말씀을 듣고 있다.
“성경에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하잖아요. 귀 멀고 눈 멀고 상처입은 자들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김 목사는 현재 이들을 좀더 잘 돌보기 위해 차량이 절실히 필요하다. “사실,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 미국이지만 이면을 보면 돌봐야 할 사람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어렵지만 미국에서 하는 일이라 도움을 요청하기도 참…. 하지만 몇십년만에 한국에 와 보니 한국처럼 좋은 나라가 없어요.”

봉사활동할 곳을 찾는 한인 크리스천 유학생들도 이곳에서 진정한 봉사를 체험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처리해야 할 행정 업무들이 많은데 목회와 봉사에만 전념하다 보니 컴퓨터나 인터넷에 익숙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기독교인들이 비난을 받고 있다지요. 사실 기독교인들이야말로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데…. 크리스천들이 대지진을 당한 일본을 돕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니 기쁩니다.”

국제여교역자협의회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그녀는 이달 말까지 한국에 있을 예정이다(한국 연락처 02-854-2357, 미국 연락처 1-910-864-4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