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한인 사회의 교회 규모와 성전 이전 사업

미국에는 한인 300~400명 당 한인 교회 1개가 설립되어 있는 셈이다. 실제 조사에 의하여, 미국에서는 한인 350명 당 교회 1개가 있다는 연구가 발표된 적이 있다. 대다수 한인 교회는 수백 명 이내의 신도를 갖고 있는 소규모 교회에 속한다. 1988년도 뉴욕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교회당 신도수의 중앙값은 82명으로 나타났다. 뉴욕의 한인 교회 58.9%가 신도 100명 이하의 작은 교회에 속하였고, 신도수가 500명 이상이 되는 큰 교회는 전체 교회의 5.4%뿐이었다.

이와 같이 미국의 한인 사회에서 교회의 규모가 작은 것은 한인 교회의 사회적 기능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고 판단된다. 다시 말해, 한인 교회와 신도가 수백 명 이상을 훨씬 넘어서면, 교회를 구성하는 신도 사이에 밀접한 유대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게 되는 등 한인 교회가 사회적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기가 어렵게 된다. 따라서 특정한 한인 교회의 신도수가 너무 많아지면, 그 한인 교회가 자연스럽게 두 개의 한인 교회로 분열되거나 혹은 일부 신도들이 이탈하여 새로운 한인 교회로 옮겨가게 마련이다.

2001년 7월 현재 애틀랜타에는 약 143개의 한인 교회가 설립되어 있다. 신도가 몇 명 뿐이라서 아직 조직 교회로 발표되지 않은 교회가 있기 때문에, 실제상으로는 애틀랜타 한인 교회가 143개보다 다소 많을 수도 있다. 애틀랜타 한인 인구가 약 5만 명이라면, 애틀랜타에는 한인 약 350명 당 한인 교회 1개가 있는 셈이다. 1995년 애틀랜타에 97개의 한인 교회가 있었으므로 1995년부터 2001년 사이에 한인 교회 46개가 증설된 것이다. 한인 350명 당 한인 교회 하나씩 증설된다고 본다면, 1995년부터 2001년 사이에 애틀랜타의 한인 인구가 약 1만6천명 증가했다고 추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상당수의 한인 교회는 독자적인 교회 건물을 갖고 있지 못하고, 일요일 오후 시간에 미국인 교회 건물을 빌려서 예배를 본다. 미국인들이 일요일 오전에 예배를 본 다음에 한인들이 교회 건물을 오후에 사용하도록 배려해 주면, 한인들은 오후 1시30분 혹은 2시부터 모여서 예배를 보는 것이다. 어떤 경우는 미국 교회의 부속 별관을 빌려서 사용하기도 한다. 1988년 뉴욕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한인 교회의 59%가 미국 교회를 빌려서 사용하고 있었다. 어떤 경우에는 미국인 교회를 구입하여 독자적인 한인 교회를 갖기도 한다.

미국에서 기독교 신도의 수가 줄어들어 교회 문을 닫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한인들은 이러한 미국 교회를 구입하기도 하고, 혹은 세를 얻기도 한다. 또한 어떤 경우에는 사무실, 창고, 점포 등을 임시로 교회 건물로 개조함으로써 한인 교회를 운영하기도 한다. 근래에는 새로운 부지를 구입하여 교회 건물을 짓고 한인 교회를 옮기는 사업, 즉 새성전 건축 계획이 활발하다. 애틀랜타 대부분의 한인 교회가 성전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기존에 독자적인 교회 건물을 갖고 있는 교회라고 하더라도 좀더 큰 교회를 새로이 건축하여 옮기는 성전 이전 사업을 추진하기도 한다.

성전 이전 사업은 대개 수백만 달러(수십억 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장기간의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성전 이전 사업을 추진하는 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교회의 부지를 구입하는 일이다. 부지를 구입하는 데에만 수년 혹은 십여 년 동안 헌금을 비축하여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일부 자금을 은행에서 대부를 받아 교회 부지를 구입하고, 장기간에 걸쳐서 갚아나가는 경우도 있다.

미국의 한인 교회는 한인 공동체에 대한 봉사 활동에는 금전적인 측면에서나 활동적인 측면에서나 인색하기 그지없다는 비판을 받는다. 미국의 한인 교회는 이러한 점에서 한국의 교회와 크게 다를 바 없다. 한국의 교회도 사회에 대한 봉사 활동보다는 우선적으로 교회의 물리적인 외형 확장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교회 재정의 거의 전부가 자체 교회 운영과 자체 성전 신축 사업에 소요되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나 미국 한인 사회에서나 한인 기독교의 특성이며 문제점으로 나타난다.

(애틀랜타 한인 이민사 19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