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11일 권력을 군에 넘겨주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고 오마르 술래이만 부통령이 밝혔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이집트 민주화 운동의 중심지 타흐리르(해방) 광장은 축제 분위기로 변했다.

이집트의 해방을 반기는 것은 기독교인들도 마찬가지. 이집트의 민주화가 이뤄지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폭탄테러가 자행되던 이집트 교회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중동 선교 전문가인 종교자유를위한허드슨센터 폴 마샬 고문은 “무바라크의 사임은 기독교인과 이집트인 모두에게 희소식”이라고 반기면서 “이제 권력을 이어받는 군이나 술래이만 부통령이 민주항쟁 시위대를 만족시킬 만한 개혁을 이뤄낼 것인가의 문제가 남아있다”고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한편, 시위 18일 동안 이집트 기독교인과 무슬림은 하나 됐다.

이집트 인구의 12%를 차지하고 있는 기독교인들은 반정부 시위 무리 가운데 무슬림들과 함께 시위해 왔으며, 최근 영국 언론 BBC도 종교 갈등을 넘어선 시위대의 연합을 보도하기도 했다.

시위 몇 주 전만 해도 종교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23명의 기독교인들이 죽는 교회 폭탄테러 사건이 자행돼 이집트 기독교계와 이슬람계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었다. 종교자유운동가들은 이번 시위 때 보여준 종교 간의 연합이 무바라크의 사임 이후에도 계속되길 바라고 있다고 전한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전날 밤 대국민 연설에서 술래이만 부통령에게 권력을 넘겨주되 오는 9월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날 타흐리르 광장에 100만 명에 가까운 시민이 운집하는 등 민주화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자 퇴임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무바라크 대통령은 변화를 갈망하는 이집트 국민에게 응답을 한 것”이라고 말했으며, 조 비든 부통령도 “역사적” 사건이라고 명명하면서, 이 같은 변화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이 되어 위대한 민주주의로 전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권력을 넘겨 받은 이집트 군은 금요일 “이집트를 민주주의로 국가를 이끌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