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에서 가장 큰 걱정은 경제이고 그 중에도 산더미 같은 빚이다.

이 빚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미국은 더 이상 세계초강대국이 아닌 가난하고 약한 나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25일 2011년 연두교서에서 미국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산더미 같은 빚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수십년 간 적자재정을 기조로 삼았지만 경제침체로 정부는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라며 향후 5년 간 일부 국내지출을 줄여 향후 10년 간 4천억 달러의 재정적자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행정명령으로 지난해 구성된 초당적 ‘재정위원회’의 제안을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지출을 줄이는 것임을 인정하고 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재정위원회는 지난달 ‘진실의 순간(The moment of Truth)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의 골자는 연방지출 삭감과 세수 증가를 통해 향후 10년 간 4조 달러의 재정적자를 줄이고 총 빚을 25년 뒤 GDP의 40%까지 낮춘다는 것이었다. 보고서는 서문에서 “미국이 파산하면 위대할 수 없다”며 “빚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자녀와 손자들은 가난하고 약한 나라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직후 공화당의 폴 라이언 연방하원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에 대한 공화당의 공식입장을 밝혔다.

하원예산위원장인 라이언 의원은 미국의 빚 해결은 과거에는 중요한 이슈였지만 지금은 절박하다며 연두교서에서 연방적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노력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을 짓누르고 있는 이 빚은 미국 경제전체를 삼키고 몇년 후 재앙 수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1월 28일 기준 미국의 빚은 14조 6백억 달러다. 2010년 미국 예산이 3조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미국 1년 예산의 5배이고 2011년 한국 예산(약 2600억 달러)의 54배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미국전체 인구를 3억 9백만명이라고 볼 때 갓난 아기를 비롯, 미국인 한명이 져야하는 빚은 45,390 달러(약 4,900백만원)이다.

이 가운데 미 의회예산국(CBO)은 지난 1월 26일 2011년 연방재정적자가 미 역사상 최대인 1조 5천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발표해 미국경제를 덮고 있는 어두운 그림자를 더욱 짙게 했다.

한편, 미 재무부는 오는 3월 31일이면 미국의 부채한도에 도달한다며 미국의 채무불이행(default), 즉 파산선언을 하지 않으려면 현재 14조 2천 9백 40억 달러로 정해져있는 미국의 부채한도를 늘려야 한다고 의회에 요구하고 있다.

부채한도는 의회가 정하는 것으로 재무부는 그 한도 내에서 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려오고 있다. 1월 28일 기준 미국의 총 빚이 14조 6백억 달러인 것을 볼 때 부채한도까지는 약 2천3백억 달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파산선언을 막기 위해 연방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결국 부채한도액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늘어나는 빚을 줄이기 위해 연방정부의 재정지출 급감을 요구할 태세다.

미국의 이같은 엄청난 빚은 미국의 전 세계 군사적 우위를 약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유력 외교전문지인 포린 팔리시(Foreign Policy)는 2011년 신년호에서 미국은 빚으로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아프가니스탄 전쟁비용은 중국 신용카드로 지불하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잡지는 늘어나는 국가 빚이 미국안보의 최대위협이라는 미 합참의장 마이크 멀렌 제독의 말을 인용하며 만일 미군이 돈이 없어서 태평양 지역에서 물러나면 이 지역국가들은 커가는 중국의 비위를 맞춰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잡지는 2009년 힐러리 클린턴이 중국에 미국 재부부의 채권을 계속 사달라고 부탁한 것을 소개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 전체 빚의 25%를 외국에 지고 있고 가장 큰 채권국은 중국이다. 중국은 2010년 7월 기준 8,46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고 다음으로 일본(8,210억 달러), 영국(3,740억 달러), 중동산유국(2,230억 달러) 순이다.

미국은 빚을 더 내기 어렵자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 12월에는 연방준비은행(FRB)이 6,000억 달러를 찍어내는 이른바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 조치로 달러 값이 떨어지자 중국, 일본, 한국 등 상당한 액수의 달러를 보유한 나라들은 강력히 반발했고 미국은 이를 무마하느라 진땀을 뺐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내 보수층은 오히려 정부지출을 증가하며 큰 정부를 지향하는 오바마 행정부가 큰 문제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화당의 라이언 하원예산위원장은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성장의 원칙을 회복하는 대신 일자리를 창출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빚만 늘린 경기부양지출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국내정부 기관에 대한 지출이 25% 가량 늘었고 실패한 경기부양책까지 합치면 84%의 지출이 늘어 3조 달러 이상의 빚을 늘렸고 지적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은 수천억 달러의 추가 지출과 보험료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처럼 지출을 계속 증가하는 정부가 견제되지 않고 빚이 늘면 미국의 최고 세기는 우리의 과거가 될 뿐 이라고 우려했다.

세라 페일린 2008년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는 큰 정부시대를 하겠다는 것으로 오바마 행정부의 많은 지출과 늘어나는 빚, 높은 세금, 정부의 규제는 미국을 멸망으로 인도하는 길이라고 비난했다.


케이아메리칸포스트(www.kamerican.com)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