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이집트를 떠나 가나안 땅으로 향하는 아브라함의 후손에게 말씀하시기를: 너는 그들의 신을 숭배하지 말며 섬기지 말며 그들의 행위를 본받지 말고 그것들을 다 훼파하며 그 주상을 타파하고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섬기라 (출 23:20-25) 하셨다. 하지만 백성들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주전 586 년 이스라엘이 멸망하게 된 것도여호와를, 바알처럼 섬겼던 여호와 신앙의 변질에서 찾을 수 있다. 예레미야 12:16 절을 다음과 같이 번역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만약 그들이 내 백성의 도 (way)를 열심히 배우며, 살아계신 여호와 내 이름으로 맹세하고, 바알에게 맹세하는 내 백성을 가르치면, 그러면 그들이 내 백성 중에서 세움을 입을 것이라.

구약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의 변질된 여호와 신앙을 이해할 수 있는 고고학 발굴 자료가 있어 소개한다.

1975 년 여름, 고고학자 Ze’ev Meshel 은 시나이 사막 동쪽에 위치한 이스라엘 시대의 쿤틸렛 아즈릇 (Kutillet Ajrud)을 발굴하면서 당시 사람들의 종교 생활을 이해할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유물을 발견하였다. Meshel 이발굴한 주전 8 세기에 속한 큰 토기의 깨진 조각들을 복원해 보니 토기몸체에 고대 히브리어로 ‘사마리아의 여호와와 그의 아세라’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아세라 (Asherah)는 가나안과 페니키아의 여신을 말한다. 고대 히브리어로, 토기에 적힌 내용으로 보아 적어도 이스라엘사람들은 바알을 숭배했던 것처럼 여호와를 섬겼고, 또 바알에게배우자, 아세라가 있었던 것처럼 백성들은 여호와께도 배우자를 두어아세라를 겸하여 섬겼던 것이다. 또한 당시 사람들은 북쪽에는 사마리아의 여호와, 남쪽에는 데만 (Teiman)의 여호와로, 지역에 따라 그 지방 사람들이 섬겼던 방식대로 하나님을 예배했던 것도 알 수 있다.

‘사마리아와 그의 아세라를 위하여’라고 쓰인 고대 히브리어 글씨 밑으로, 소 형상의 두 마리가 서 있는 그림과 그 옆으로 한 여인이 의자에 앉아 악기를 연주하는 그림이 있다. 만약 그림이 그림 위에 적힌 내용과 관련이 있다면, 이 그림은 ‘여호와와 그의 아세라’를 묘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큰 소 형상의 그림은 황소를 많이 닮았는데 이것은 여호와를, 작은 소의 형상은 여호와의 배우자로 섬겼던 아세라를 묘사한 것이다. 그러나 글씨와 그림이아무런 관련이 없다면, 두 소의 형상은 고대 이집트의 남녀 양성을 갖고 있는 신 베스 (Bes)를 그리고 그 옆의여인은 아세라를 묘사한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기록된 글 내용과 그림의 상관 여부를 떠나,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은 여호와를 바알처럼 섬겼던 것은 사실이다.

Kutillet Ajrud 은 시나이 사막을 통과하는 대상인들의 도로 상에 위치해 있으며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의 발길이간혹 거쳐갔던 곳이다. 이곳에서 발견된 자료로 말미암아 구약 시대의 아브라함의 후손들은 유일하신 하나님만 섬기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가나안 종교와 이집트 종교의 영향을 받아 바알과 이집트 신을 섬기듯 여호와를 섬겼던 것이다.

현대 그리스도인들은 적어도 ‘여호와와 그의 아세라’를 섬기지는 않지만, 여호와보다 더 섬기는 그 무엇이 있는지 스스로 물어볼 일이다.

이 글을 기고한 이주섭 목사(멤피스장로교회)는 성경의 사실적 배경 연구를 위해 히브리어를 학습했으며, 예루살렘 대학과 히브리 대학에서 10여년에 걸쳐 이스라엘의 역사, 지리, 고고학, 히브리인의 문화, 고대 성읍과 도로를 연구한 학자다. 그는 4X4 지프를 이용하여 성경의 생생한 현장을 연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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