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교회의 모델은 크게 한 지붕 두 가족 모델, 두 지붕 한 가족 모델, 독립 교회 모델, 이 3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현 한인교회들은 대부분 한 지붕 두 가족 모델로 한인교회 내 영어권(EM) 예배를 두는 교회 형태를 지니고 있다. 교회의 건강한 성장에 교회 모델과 프로그램이 미치는 영향력의 대소를 가늠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본지는 다양한 현 애틀랜타 2세 교회 및 EM의 교회 모델의 좋은 점과 사역 진행상황을 소개하고 부분적으로나마 롤모델이 될만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2세 목회자 인터뷰를 시작했다.-편집자 주

▲빌리 박 목사는 “2세 중심 교사 투입 시스템은 부모와 자녀의 세대 분리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인교회 영어부 사역과 2세 독립교회 담임, 캠퍼스 사역 등 다양한 영어권 목회 경력을 가진 빌리 박 목사(실로암교회 영어권). 그는 이민교회 내 영어권이 생기던 80년 대 말부터 사역을 시작해 유스부, 대학부, 젊은 부부 층을 차례로 맡으며, 이민교회 영어권과 함께 성장해 온 목회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모델에 양면 존재, 모델 아니라 복음에 초점 맞춰야

그런 그가 한인교회 모델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을까? 박 목사는 “다양한 모델이 모두 필요하다”고 말하며 “문제는 모든 모델에 건강한 모델과 건강하지 않은 모델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모델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건강한 영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영어권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예를 들어, 한인 교회 내 영어권으로 존재하면서 한어권에 의지하려고만 하고 아무것도 기여하려 하지 않는 영어권이 있다면 그것은 잘못된 모델이다. 그러나 1세와 다음 세대 간의 다리 역할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는 영어부가 있다면 같은 모델이라도 건강한 예가 될 수 있는 이치다.”

영어권의 모델을 나눌 때 크게 3가지 즉 ‘한인교회 영어권으로 존재하면서 재정과 행정이 독립된 Side by side 모델’ ‘한인 2세가 주축이 되는 2세 독립교회’ ‘다양한 민족이 구별 없이 어우러진 다민족교회’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하는 박 목사는 “똑같이 미국에서 태어난 2세라도 더 미국화 된 이들이 있고 한국화 된 이들이 있기 때문에 모든 모델이 필요하되 모델 중심이 아닌 복음 중심의 건강한 성장이 필수적”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주먹구구식 Children Ministry, 세대 분리 심화시켜

박 목사의 한인교회 사역은 올해로 13년 째, 독립교회를 담임했던 4년과 캠퍼스 사역 6년을 합치면 영어권 사역만도 벌써 20년이 훌쩍 넘은 이민교회 산 증인이다. 그런 그가 한인교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유아부부터 청소년부’까지의 교회 교육을 꼽았다.

부흥회를 하는 동안 자녀들이 베이비시팅 처럼 교회의 누군가에게 맡겨지는 문화는 여전하고, 2세들이 언어의 용이성 만을 이유로 교사로 봉사하는 경우가 많아, 신앙 교육과 전문성 없는 ‘돌봄’ 자체로 끝날 때가 많은 것이다.

한인교회 비체계적 교육 시스템은 지난 제일장로교회 최영규 영어부 목회자 인터뷰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최 목사는 “신앙적인 기반이 튼튼하지 않은 2세들이 유아부나 초등부, 청소년부 교육 교사로 투입되는 경우, 신앙 교육 없이 봉사로만 내몰리다 보니 2세들이 탈진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2세 목회자의 입장에서 한인교회 내 2세 교사 중심 교육 시스템은 여러 가지 보완해야 할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박 목사는 벌써 10년 전 일이지만, 일 년 간 안식년을 가지면서 미네소타 베들레헴침례교회(존 파이퍼 목사)를 다닌 기억을 더듬었다. 당시 그 교회의 아동 교육 체계에 가장 큰 감명을 받았다는 박 목사는 “예배를 보는 동안 아이들을 맡겨 놓는 탁아소에도 교회 중책들(장로나 집사, 사역자)이 들어와 그들과 함께 기도하고 성경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했다. 또 자녀 양육을 위한 목회자를 따로 두어, 부모들에게 양육 지침을 해 주고 부모와 자녀의 세대 격차를 줄이는 노력도 기울인다고 했다.

현 한인교회의 2세 중심 교사 투입은 2세들에게 탈진현상을 안겨줄 뿐 아니라, 비체계적인 교회 교육으로 자녀들의 신앙적 성장 잠재성을 저하시킨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그러나 박 목사는 “이 같은 시스템은 부모와 자녀의 세대 분리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또 다른 경고를 전하고 있었다.

그는 “부모 세대인 1.5세들이 교회 내 차세대 교육 교사를 맡아, 그들과의 접촉점을 갖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민족교회도 필요하지만
중요한 건 ‘균형’과 ‘존중하는 태도’


한편, 주일이 미국에서 민족간 분열이 가장 심한 날이라는 지적이 있는 가운데, 다민족교회에 대한 영어권 목회자의 생각을 들어봤다.

박 목사는 “다민족교회를 어떻게 정의 하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의 여지를 두면서 “미국에 사는 소수민족으로서 한인 만의 교회를 세우는 것을 무조건 나쁘게 볼 수 만은 없는 일이 아니겠나? 교회는 ‘집 같은 편안한 소속감을 주는 역할’과 ‘복음을 들고 밖으로 뻗어나가는 선교의 역할’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이해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민족교회가 성경적으로도 옳지만, 실제 적용에 있어서 어려운 점이 없지 않다. 타민족이 한인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리는 것을 막고 꺼려한다면 잘못됐다. 타민족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되, 자신에게 가장 편안하고 소속감을 주는 교회를 선택할 자유를 열어두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로 같은 인종이나 민족, 비슷한 배경을 가진 배우자를 선택하는 일이 많듯이 교회를 선택함에 있어서도 문화나 성향이 크게 작용한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포스트모던시대의 영향으로 예전 것을 무조건 나쁜 것이라 여기고 새 것을 주창하는 것이 교회 내에서는 지양돼야 할 것”이라고 피력하면서, 다민족교회를 논할 때 서양 중심의 기독교 문화를 비판하고, 백인 중심의 복음주의 리더들의 체계를 지적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럽게 비판했다.

“100여 년 전만해도 기독교인의 90%는 서양권에 있었다. 최근에 들어서야 선교 동향이 서양권에서 동양권 중심으로 흐르고 있지만, 오랜 기간 쌓아온 신앙의 유산들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옳지 못하다. 다민족교회가 성경적인 모델임에 틀림없지만, 천천히 다민족교회이든 백인교회이든 한인교회이든, 서로를 용납하고 이해하면서 가는 것이 바른 모델이 가져야 할 태도가 아닐 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