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 해는 애플 아이폰을 필두로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선전한 해였다.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트위터, 페이스북으로 지인들과 소통하는 사람들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스마트폰 이후, 아이패드나 갤럭시탭과 같은 태블릿PC도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이면서 출판-인쇄 업계에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변화는 전자책 시장의 활성화다. 지난해 전세계 태블릿PC 판매량은 1천200만대 이상이고, 올해에는 2천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태블릿PC만 있으면 신문이나 잡지, 논문 등을 웹상에서 구독할 수 있다. 전자책 단말기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출력하지 않고도 불편함 없이 텍스트를 읽을 수 있게 됐다.

▲디지털 프린팅 업체 칼라미 우영국 대표(왼)와 미문커뮤니케이션 방경석 출판매니저가 인쇄업계 변화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종전과 같은 다량인쇄보다 ‘다품종 소량 생산(인쇄)’이 각광받고 있다. HP 인디고 등 디지털 프린팅 기기가 개발되면서 개인에게 맞는 인쇄 형태인 POD(Print on demand)나 BOD(Book on demand)가 가능해졌다.

디지털프린팅인쇄는 기존의 오프셋(offset) 인쇄와는 달리 다품종 소량 인쇄가 가능해 맞춤형 학습지, 팜플렛, 판촉물 등을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에 맞게 인쇄할 수 있다. 오프셋 인쇄는 아연 등으로 만들어진 인쇄 판면을 화학처리해 잉크가 묻는 부분과 묻지 않는 부분을 나눠(off set) 인쇄하는 방식으로 주로 1,000장이 넘는 대량 인쇄에 사용된다.

디지털 프린팅 방식은 인쇄 과정 전체를 디지털화해 오프셋 인쇄에 비해 인쇄 시간을 절약하고 다양한 종류의 고품질 인쇄를 소량으로 처리할 수 있다. 디지털 프린팅 인쇄 업체인 칼라미 우영국 대표는 “현재 전체 인쇄 시장에서 디지털 방식이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작지만 소비자들이 개인 맞춤형 인쇄물을 요구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어 디지털 인쇄 시장이 점차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지털 인쇄 방식은 각종 교재나 주보 등 소량의 인쇄물을 필요로 하는 교회에도 적합하다. 미문 커뮤니케이션 방경석 대표는 “기존의 오프셋 인쇄는 1,000장 이상을 인쇄해야 하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교회들은 어쩔 수 없이 낮은 퀄리티의 인쇄물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디지털인쇄 방식이 도입되면 다품종 소량 인쇄가 가능하기 때문에 각 교회에서 필요에 맞춘 성경공부 교재나 달력과 같은 제품을 종전보다 비용은 저렴하고 높은 퀄리티로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디지털 프린팅 인쇄기기로 출판물을 인쇄하고 있다. ⓒ이미경 기자

디지털 인쇄는 교회 뿐만 아니라 기독출판물 인쇄에도 유용하다. 방 대표는 “일부 기독서적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기독출판물들은 1,000부를 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디지털 인쇄방식을 도입한다면 1,000부 이하 100부에서 500부까지 소량으로 인쇄가 가능해 기독작가들이 손쉽게 출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인쇄 기능을 활용하면 재고로 인한 서고 문제나 임대료 걱정을 줄일 수 있어 절판되기 십상인 대학교재나 신학서적도 기독출판사들이 판매하는 데 부담이 적어진다. 최근 방 대표는 디지털 인쇄 업체 컬러미와 함께 ‘출판친구’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교회나 기독출판사들이 소량인쇄를 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고 있다.

방 대표는 “’출판친구’를 통해 이같은 인쇄 시스템을 교회와 연계해 개교회의 디자인이나 필요에 따라 인쇄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설비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출판친구를 통해 소량인쇄를 요청한 일부 기독작가들에 한해 집필한 서적을 대량출판할 수 있도록 ‘출판매니저’ 역할도 함께 감당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선진국에서는 출판물의 70%가 출판매니저에 의한 계약으로 성사된다. 마치 연예기획사의 매니저와 같다. 저자의 원고를 출판에 적합하도록 다듬고 마케팅 전략을 기획하는 대신 인세의 20%를 수수료로 받는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