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전문 공개로 첫 희생자가 나왔다. 대상은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인 진 크레츠로 최근 이와 관련해 본국으로 소환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크레츠 대사는 리비아의 국가원수 무아마르 가다피에 관한 개인 정보를 본국에 외교전문으로 보낸 것이 위키리크스에 의해 폭로돼 더 이상 리비아에서의 활동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국무부가 서둘러 소환한 것이다.

크레츠가 보낸 전문 중엔 민감한 정보가 적지 않았다. 크레츠는 가다피 국가원수가 우크라이나 출신인 미모의 간호사와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했는가 하면 가다피가 고소 공포증이 있어 비행기 타기를 꺼려 한다는 등 대체로 부정적인 정보들을 수집,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가에선 리비아 정부가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전문에 대해 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반미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크레츠 대사가 업무협의차 워싱턴에 와 있다고 밝히고 위키리크스와 관련된 소환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 국무부 소식통은 크레츠 대사가 리비아로 귀임하게 될 것 같지는 않으며 국무부가 곧 그의 후임자 선정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1972년 리비아와 국교를 단절했으나 가다피가 대량살상무기개발 계획을 포기함에 따라 2004년 외교관계를 정상화했다.

박현일 기자, uk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