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었습니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흥미가 있습니다. 안주하고 퇴보하고 뒤로 물러서기보다는 도전하고 시작하고 변화한다는 것은 좋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부지런하기로 유명합니다. 빨리 빨리라는 말도, 바쁘다 바뻐라는 말도 부정적인 의미도 있지만 그 말속에 담긴 역동성과 활력은 생명력을 느끼게도 합니다. 늦잠을 자고, 자포자기하고, 게으르고, 인생무상에 빠져서는 희망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사실 가난이 문제가 아니라, 가난 속에 도사린 패배감과 절망이 문제고, 부유함이 문제가 아니라, 사치와 낭비 속에 도사린 교만과 자만이 문제입니다. 없는 것이 문제라기보다는 소유했지만 나누지 못하고, 아픈 것이 문제라기보다는 건강하지만 감사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주어진 것은 영원할 것 같고, 이룬 것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는데, 예상하고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빨리, 그리고 허무하게 사라지는 모든 것을 보면서 우리는 당황하고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출구가 없는 터널 속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시련 속에서 무력하고 두렵고 불안합니다. 그런 시간이 너무 오랫동안 계속 되었습니다. 그러나 새해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달력을 붙이고, 새 수첩을 쓰고, 새 마음을 가져보는 새해가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2011년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윗은 사울을 피해 블레셋 가드 왕 아기스에게 정치적인 망명을 신청합니다. 아기스는 의외로 다윗을 환대하고 그를 위해 시글락이라는 성읍도 주고, 그를 높여 줍니다. 다윗은 너무나 고달픈 도망자의 삶에서, 사울의 위협에서 평안한 시간을, 보호의 시간을 보냅니다. 모든 것이 잘 되어 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16개월이 지났을 때, 다윗은 평화가 평화가 아니고, 안정이 안정이 아닌 사건을 만납니다. 그것은 블레셋과 이스라엘과의 전투에 다윗이 초대받은 것이고, 자기 동족과의 전투라는 위기와 최악의 상황에서 극적으로 벗어났지만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말렉에 의해서 불타버린 시글락의 모습과 노예로 끌려간 가족들의 부재였습니다. 성경은 다윗과 부하들이 울 힘이 없을 정도로 슬퍼했다고 기록합니다. “다윗과 그의 군사들은 힘이 다 빠져 더 이상 울지도 못할 정도로 소리 높여 울었습니다.”(삼상 30:4, 우리말성경) 심지어 다윗과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부하들은 잃어버린 가족들로 인해 다윗을 돌로 쳐 죽이려고까지 했습니다. 다윗이 누렸던 안정과 평화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죄악으로 누리는 즐거움과 유익은 모래처럼 우리 손에서 빠져 나갈 것입니다. 하나님을 떠난 평화, 하나님을 거부한 즐거움은 16개월도 넘지 못합니다. “악인의 형통함을 부러워하지 말라”는 잠언 24:1절의 말씀처럼 죄악으로 누리는 부귀와 안정과 평화는 결코 행복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불타는 시글락 앞에서 다윗이 원망하거나 불평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는 부하들처럼 누군가를 향해서 돌을 들지도 않았습니다. 도리어 다윗은 다시 시작합니다!! 그가 원래 있었던 자리, 그가 있어야 했던 자리, 그가 있어야만 하는 자리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그 자리는 바로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입니다. 예배하는 자리요, 기도하는 자리요, 순종하는 자리입니다. 다윗은 하늘을 보았습니다. 그가 눈에 보이는 평화와 안락함 속에 16개월 동안 찾지 않았던 하나님 앞에 나아갑니다. 그리고 하나님에게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입니다. 하나님의 도움과 뜻과 섭리를 간구합니다. 거기서 희망이 생깁니다. 기회가 열립니다. 은혜가 임하고 기적이 일어나고, 예배가 살아납니다. 그리고 다윗은 잃어버렸던 모든 것을 도로 찾습니다. 아내도, 자녀도, 가족도, 가축도, 그리고 하나님도, 예배도 다시 찾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2011년이 되었습니다. 허망한 죄의 달콤한 유혹이 아니라 참 진리요, 참 생명이요, 참 빛이신 예수님에게로 나아갑시다. 세상의 약속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세상의 영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봅시다. 절망의 이유와 광야의 시간, 질병과 문제와 문제들의 숲 한가운데서, 하늘을 바라보며 기적을 행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합시다. 우리의 시글락이 무너졌다면 다윗처럼 우리도 다시 시작합시다. 다시 하나님께 나아갑시다. 2011년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기회입니다.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서 말씀하십니다. “지나간 일들을 기억하지 말라. 과거에 연연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하고 있다! 이제 막 솟아나고 있는데 너희는 느끼지 못하느냐? 내가 광야에 길을 내고 사막에 강을 만들고 있다.”(사 43:18-19, 우리말성경) 한 주간 주님의 은혜 가운데 승리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