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학교 4학년인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난 너무 좋다. 그런데, 돌아온 그 다음 날부터 “아들, 언제 학교로 돌아가냐?”고 나는 버릇처럼 묻기 시작한다. 또 아들이 방학기간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면 그 다음 날부터 아들이 보고 싶다. 대학을 졸업한 딸 생각하면 벌써 시집보낼 생각이 들다가, “그냥 시집보내면 억울하지”하며 본전 생각이 나기도 한다. 아직도 한창인 초등학교 2학년짜리 딸을 생각하면, 엄마 아빠가 힘에 부쳐 싱싱하게 놀아주지 못해 걱정이고, 내후년에 대학갈 아들은 아침마다 여드름 때문에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에 신경 쓰지만, 제발 팬츠 속옷 안보이게 옷 좀 입고 다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 부모에게 나왔지만 어찌 그리 서로 다른지 어리둥절하다. 생각이 다르고,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고, 성격도 대조적이다. 취미도 다르고, 옷 입는 스타일도 자기 나름대로 다 있다. 그런데, 생일을 맞이하고 크리스마스가 되면 서로가 서로에게 맞추어서 선물한다. 자기 같으면 입지도 않을 옷을 동생이 좋아한다니깐 사준다. 큰 놈은 역시 큰 놈이야 할 정도로 동생들을 챙기고, 막내는 받기만 해도 자기가 제일 잘 난 양 늘 당당하다.

목사 장로의 자격에 “가정을 잘 다스리는 자”가 있다. 요즘 이 말처럼 더 가슴을 파고드는 말씀이 없다. 가정이 교회 같고, 교회가 가정 같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로 닮은 것이 세상에 있을까? 남편과 아내가 협력하여 자녀들을 돌보며 가듯 목사와 장로가 교회를 돌보고, 자녀들이 서로 다른 것처럼 다양한 성도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맞추어주고 사랑하는 교회는 정말 딱 쌍둥이 같다.

에덴동산은 가정과 교회의 본이다. 지상 낙원임과 동시에 죄가 들어와 실락원이 된 아픔과 예수님 때문에 복락원하는 과정이 그대로 가정과 교회에 있기 때문이다. 에덴과 에덴동편이 공존하는 곳이다. 낙원이 있고, 죄가 있고, 인간관계의 사랑과 갈등이 있고, 말씀이 있고, 징계와 용서가 있고, 아픔도 있지만 소망과 행복이 있다. 부부싸움이 있고, 자식 간의 반목도 있고, 먹고 사는 일을 위한 땀 흘림이 있고, 가죽 옷을 입는 따뜻함도 있고, 그리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예배가 있다.

가정의 기쁨이 교회의 행복이 되고, 교회의 은혜가 가정의 활력소가 되는 2011년!
복락원의 길잡이로 유일무이하게 지상에 남겨두신 교회로 인해 소망 찬 2011년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