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국경 경비대원들의 밀수 밀매와 탈북을 감시하기 위해 국경 지역에 설치한 감시카메라가 전력 부족으로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등 국경 단속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과 자주 접촉하는 한 탈북자는 28일 “두만강 국경 지역의 경우 매일 20시간 정도 들어오던 전기가 최근 들어 3-4시간만 들어오는 등 전력 사정이 크게 나빠져 감시 카메라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 5월 북한을 탈출한 국경경비대 출신 탈북자는 국경 지역의 경우 중국과 대치하고 있어 다른 지역보다 전력 사정이 좋은 편이라며, 올 초만 해도 매일 최소한 6시간 이상 전기가 들어왔다고 전했다.

국경 지역에 대한 감시가 차질을 빚자 그 동안 위축됐던 불법 도강과 밀수 밀매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 소식통은 경비대원 병사들이 이런 점을 이용해 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구역에 배치되길 바라는 등 불법 돈벌이에 혈안이 돼 있다고 전했다.

탈북자 단체인 NK지식인연대도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들어 국경경비대 병사들이 마약 밀거래나 인신매매 등에 가담하거나 돈을 받고 주민들의 탈북을 방조하는 사례가 잇따라 북한 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또 회령 지역에서는 보위부 군관이 돈을 받고 감시카메라 파일에서 탈북 장면을 삭제한 사실도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국경경비대 출신 탈북자는 국가에서 받는 혜택이 없다 보니 마약 밀수 등 불법으로 돈을 챙길 수밖에 없다며, 당국에서도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기사제공=미국의소리(V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