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올 김용옥 교수의 ‘영어로 읽는 도올의 요한복음’ 강의가 EBS 외국어학습사이트(www.ebslang.co.kr)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2000년과 2004년 ‘도올의 논어 이야기’, ‘우리는 누구인가’ 등의 강의에서 김 교수는 기독교의 정통성을 뒤흔드는 과격한 발언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 그의 특강이 방영된 날의 방송 게시판은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게시판은 김 교수에 대해서 비판하는 글과 그의 주장을 옹호하는 글들로 후끈 달아올랐다. 혹자는 이를 ‘사이버 종교전쟁’이라고 일컫기도 했다.

이러한 이력을 가진 그가 현재 요한복음을 강의하고 있다. 그의 강의를 지켜보는 기독교계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김 교수가 요한복음 강의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기독교인이라고 선언했지만, 많은 이들이 믿지 않는 분위기이다.

개인적인 회심에 대해 타인이 왈가왈부할 순 없다. 또한 그의 과거 행적만을 가지고 그의 미래까지 비판하는 편협함도 옳지 않다. 그의 기독교로의 전향이 미덥지 않지만 마음의 중심은 하나님께서만 아시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독교계는 이 강의를 어떻게 지켜봐야 할 것인가. 장점과 단점을 냉철히 파악해 보자.

먼저 공영방송사에서 공개적으로 성경을 강의한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이것은 기독인과 비기독인에게 모두 열려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성경과 기독교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이다. 강의가 잘만 진행된다면 전도의 효과가 매우 클 수 있다. 그의 해박한 지식과 말솜씨는 사람을 매혹시키는 힘이 있다.

하지만 이 강의의 단점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그의 지식과 말솜씨가 너무나 근사하기에 문제가 된다. 기독교에 관한 잘못된 발언은 크나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교계단체와 신학자들은 “김 교수의 강의 내용을 국민들이 비판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면 이는 어떤 이단의 주장보다 파급력을 얻게 되는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빗나가는 한마디가 비신앙인은 물론, 신앙인들에게도 성경과 기독교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심어 줄 수 있다. 이는 기독교의 발전에 큰 해악이 될 수도 있다.

이 강의의 장, 단점에 대해 무엇보다 김 교수가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는 이번 강의를 통해 한국 기독교 발전에 기여할 것인지, 혹은 기독교에 해를 입힐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그리하여 말 한 마디마다 신중에 신중을 더해야 한다. 또한 김 교수는 성경을 해석할 때 보다 겸손해야 한다. 그가 아무리 똑똑하다 할지라도 성경의 깊은 세계를 감히 깨달았다 말하기는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