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선관위가 후보 자격 문제에 대한 긴 논쟁을 일단 마무리지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엄신형 목사)는 9일 오전 4차 회의를 열고 길자연·김동권 양 후보를 일단 조건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도 오랜 논쟁이 오간 끝에, 위원장 엄신형 목사와 서기 윤종관 목사가 두 후보들로부터 받은 합의서대로 일단 선거를 진행하자는 안이 무기명 투표 끝에 6대 3으로 통과됐다. 나머지 사안들과 선거 일정에 대한 부분은 선관위원장과 서기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엄 목사와 윤 목사는 지난 2차 회의에서 합의를 도출해 달라는 위임을 받아 두 후보를 만났으며, 설득 끝에 합의서를 받아냈다. 합의서의 주 골자는 ▲선관위에서 상대측을 후보로 결정하면 그대로 수용하고, 법적인 문제는 법에서 판결받도록 한다 ▲한기총 실행위 투표로 당락을 결정한다 ▲법에서 후보 실격 판결이 되면 후보 자격이 박탈되고, 당선된 후라도 실격 판결이 되면 즉시 대표회장직을 박탈한다 등이다.

길자연 목사와 김동권 목사는 “신앙 양심을 지켜서 본 합의서를 번복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 준수할 것을 약속하며, 만약 번복할 시 하나님과 신앙 양심과 법 앞에 그 책임을 지기로 한다”고 서명했다.

최성규 목사는 전날 사의를 표명했으나 수리되지 않아 이날 참석했으며, 끝내 사임한 한동숙 목사 대신 통합측 문원순 목사가 임명됐다. 이광선 대표회장은 회의 전 이같은 사실만 공지한 뒤 바로 회의장소를 떠났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홍재철 목사가 1차 회의 후 최성규 목사와 마찰을 빚은 데 대해 직접 사과하고, 최 목사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화해가 이뤄졌다. 또한 선관위원들은 회의를 마친 뒤 함께 손을 맞잡고 선거가 하나님 앞에 바르게 진행되도록 기도하기도 했다.

두 후보에 대한 기호추첨은 9일 오전 11시로, 기자회견은 10일 오전 11시로 일정이 변경됐다. 나머지 일정들은 당초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