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다이빙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9일 평양에서 회동을 가졌다고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이 전했습니다.
신화통신은 “8일 평양에 들어간 다이 국무위원이 9일 김 위원장과의 회동에서 북-중 관계와 한반도 상황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는 대화 끝에 중요한 공동 인식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도 “두 나라가 친선 협조관계를 더욱 공고하게 발전시키기 위한 일련의 문제들에 대해 담화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통신들은 하지만 두 사람이 논의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이 국무위원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있은 지 나흘 뒤인 지난 달 27일 한국을 방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접견에는 중국 측에선 장즈윈 외교부 부부장과 우다웨이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 아이핑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부장 등이, 그리고 북한 측에선 강석주 내각 부총리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이 배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밝혔다.

다이 국무위원은 앞서 8일 강석주 부총리와 가진 회담에선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와 연평도 포격 등으로 인해 한-미, 미-일 합동군사훈련이 잇따라 열리는 등 동북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에 강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더 이상 상황이 악화돼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는 두 사람의 면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한반도 긴장 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또 중국이 북한과 대화하는 것이 한국으로서도 나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조성된 한반도 위기 상황을 풀기 위해 북 핵 6자회담 수석대표간 긴급 협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선 미국 일본과 함께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다이 국무위원이 연평도 포격 도발 후 나흘만인 지난 달 27일 방한했을 때 이 문제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사건 자체에 대한 판단 보다는 긴장 완화만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북한과의 대화 자체가 실종되거나 버린 카드는 아니”라며 “단지 시의성 측면에서 지금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와 연이은 도발에 대해 우방국들은 북한의 태도 자체를 달리 평가해야 한다는 논의도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것은 “북한이 내부 요인에 의해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때문에 우방국들 사이에선 더욱 심각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제공=미국의소리(V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