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사회 속에는 대형교회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높다. 그 비판은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해서 어느 것이 옳은 비판이고 어느 것이 잘못된 비판인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상당수의 비판은 질시에서 나온 것이고 또한 상당수의 것은 아전인수격인 사고에서 나온 것이다.

대형교회를 바르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신학적인 접근이 불가피하다. 바른 신학적 표준 위에서 대형교회의 공헌과 장점 및 문제점을 분석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 일을 위해서 한국의 대형교회가 형성되게 된 요인들을 먼저 분석하고, 이어서 신학적으로 교회의 목적과 사명이 무엇인지 밝히면서 이 신학적으로 규정된 교회론의 시각에서 대형교회를 분석할 것이다. 이 분석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대형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밝히고자 한다.

I. 한국의 대형교회 형성의 요인
II. 교회의 목적에 비추어 본 한국 대형교회 문제점
III. 신학적으로 본 한국 대형교회가 가야 할 바른 길

1. 교회의 사유화의 극복과 공교회의 모습의 확립

한국의 대형교회가 가야 할 바른 길은 무엇일까? 우선 첫째로 교회의 사유화의 극복과 공교회의 모습의 확립이다. 주후 381년에 확정된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 속에는 교회와 관련된 중요한 항목이 들어 있다. 그 속에 교회는 ‘공교회(universal church)’라는 말이 들어가 있다. 우리가 고백하는 사도신경 속에도 이 공교회라는 고백이 들어 있다. 우리말 사도신경의 ‘거룩한 공회’에서, 그 ‘공회’라는 것은 ‘공교회’를 의미한다.

나채운 교수는 사도신경을 새로 잘 번역하였는데, ‘공회’가 아니라 ‘거룩한 공교회’라고 해야 한다고 했다. 교회는 근본적으로 ‘공교회’, ‘만민의 교회’이다. 아무리 대형교회라 할지라도 그리고 그 교회를 형성시키는데 어떤 사람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할지라도 교회는 공교회이고 만민의 교회이다. 그리고 교회의 주인은 주님이지 어떤 개인이 아니다. 교회가 사유화되면 한국 개신교회는 망하게 된다. 특히 대형교회가 이런 문제를 일으킬 때 한국 개신교회는 치명상을 당한다.

교회의 사유화를 극복하는 데에 관계된 과제는 교회 재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예산을 공개하기를 꺼려하는 교회가 있다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다. 교회 재정이 투명하지 않으면 어느 시점에 이르러 교회는 그 도덕성에 큰 상처를 입게 된다. 그리고 대형교회 몇 곳이 교회 재정의 불투명성이나 타락성으로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되면 결국 한국교회가 무너지게 된다.

최근에는 세습 체제가 일어나는 교회가 있다. 이런 세습 왕국을 만들어 가는 것은 한국교회가 벼랑으로 가는 것이다. 특별히 대형교회 목회자들은 자신의 아들을 후임자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될 때에는 사회적인 지탄을 받게 되고 어느 시기에 가면 한국교회가 망하게 된다. 교회는 사유화 되어서는 안 된다. 교회는 근본적으로 ‘만민의 교회’이고 ‘공교회’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2. 한국 사회와 민족을 지도할 수 있는 역량있는 인물에 의한 교회의 지도력

두번째로는 한국 사회와 민족을 지도할 수 있는 역량있는 인물에 의한 교회의 지도력이 필요하다. 한국 대형교회 지도자들은 일반적으로 사람을 감동시키고 은혜를 주는 데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카리스마적인 능력이 있다. 그러나 사회, 민족, 역사를 인도하는 이 점에 있어서는 뭔가 절름발이와 같다. 그동안 가톨릭 교회의 김수환 추기경이 한국 사회를 이끌어 왔던 그런 능력이 과연 한국 개신교 대형교회 지도자들에게 있는가? 실제로 한국 개신교회는 바로 대형교회의 지도자들에 의해 이끌어져 가고 있지만 이 지도력에는 상당한 결핍이 있다.

그러면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대형교회 지도자들은 공부해야 한다. 역사를 연구하고, 사회를 연구하고, 사회 속에서 정말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이 되기 위해서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대형교회의 지도자가 교체가 되는 경우에는 바로 이런 인물을 그의 후임으로 만들어야 한다.

3. 복의 길과 제자의 길의 균형 잡힌 설교

세번째로, 복의 길과 제자의 길의 균형 잡힌 설교가 필요하다. 한국 대형교회의 설교는 일반적으로 복의 길을 주로 설교한다. 복의 길과 제자의 길 어느 한쪽만 설교하면 안 된다. 제자의 길만 설교하면 교인들이 너무 힘들어하고, 복의 길만 설교하다 보면 샤머니즘에 빠지기도 하고 자기 욕심만 많아지고 사회적인 기능에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난다. 복의 길과 제자의 길의 균형 잡힌 설교가 필요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