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이 넘는 미국 한인이민사 속에서 이민교회는 그동안 이민자들에게 만남과 교제의 공동체 형성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한인사회는 그동안, 한인교회를 구심점으로 형성돼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그에 반해 미국 내 독특한 다인종 다문화권 사회 속에서 한인사회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는데 많이 기여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한인교회가 내부적으로 '한인 공동체 형성'과 어울러 외부적으로 '미국사회 참여와 다른 민족간 교류' 두가지 주제를 동시에 붙잡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민사회는 그동안 계속된 이민자 유입으로 양적인 규모의 성장을 이뤄내긴 했지만, 미주사회속 소수민족 커뮤니티로서 여전히 영향력, 신뢰성이 높지 않다. 한인커뮤니티가 미주사회속 역할이나 참여, 교류면에서 받는 점수는 높지 않다. 생존력은 강하지만, 한국인 특유의 배타성과 외부와의 단절은 미국내에서 하나의 고립돼있는 갈라파고스현상을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인사회의 다른 소수민족과 교류 부족은 치명적인 결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LA의 경우, 흑인폭동을 겪었고, 그후에도 변하지 않은 배타성과 인종차별성향은 현재 라티노 커뮤니티와 보이지않는 불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미국사회에 대한 무관심, 주류사회행사 참여부족 속에서 성매매, 사기사건, 불법행위 등은 주류사회로부터 점점 더 나쁜 점수를 받게 만들고 있다.

한인커뮤니티가 주류사회속에서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속에서 이민교회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앞으로 이민교회가 이민사회에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 것인가. 여기에 대해 커뮤니티 간 교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한인사회가 다문화권 미국사회 속에서 역량을 발휘하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도 결국 이민교회의 책임이고 몫이다.

무엇보다, 이민교회는 미국주류 교회와 타 민족 교회와 적극적으로 교류를 시도해야 한다. 같은 신앙 안에서 이민교회는 다른 이민자 커뮤니티와 주류사회와 상대적으로 쉽게 교량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과 결집력을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 영어에 능통한 한인 목회자들만 미국 교회와 간간이 교류해왔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목회자 언어능력의 문제로 핑계 댈 사안만은 아니다. 따지고 보면, 이민교회 목회자들에게 동기와 적극적 의지가 없는 문제이다.

이런 와중에, 미주 각 지역에서 소수의 앞서있는 한인이민교회들이 미국 주류사회에 직간접적으로 참여 혹은, 다른 이민 커뮤니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길을 찾고 있는 등 복음적으로 창조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은 희망적이다.

하지만, 이민교회는 전체적으로 더 앞서나가 하나의 흐름으로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교회가 앞서나가면, 교회의 수준만큼 한인사회가 따라오게 되어있다. 이민교회는 한인이민사회의 희망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