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사상문화연구원은 13일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제11회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제14회 한중학술대회를 겸해 열린 이번 학술대회 주제는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기독교의 역할’. 중국 상해복단대학 법학박사 왕위민 교수, 장신대 이치만 교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박태균 교수, 세이가쿠인대학 사토루 미야모토 교수, 국민대학교 안드레이 란코프 등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의 학자들이 강사로 참석했다.

이날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한국과 일본 기독교의 관계에서 동북아 평화를 논한 이치만 교수의 강연이었다. 그는 ‘백년전 한국기독교의 수난과 오늘날 일본기독교의 사죄’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한일 양국 사이의 기독교 역사를 개괄했다.

이 교수는 “오늘날 동북아의 평화를 가장 위협하는 요소는 남북한의 분당상황이라는 사실에 이론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를 해결해야 할 직접적인 책임주체는 분단 상황의 당사자인 남북한 스스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에 한국 기독교는 분단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8~90년대를 중심으로 한국정부의 직간접적 견제와 방해에도 불구하고 통일운동을 전개해왔다”며 “그러나 한국 기독교의 통일운동은 아쉽게도 전체에 파급되지 못하고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에 대한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한 마디로 한국 기독교의 통일운동이 주류일반의 ‘반공’ 의식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반공’ 의식을 극복하고 동북아 평화를 위한 남북통일을 위해 이 교수는 일본 기독교를 주목했다.

이 교수는 “해방 이후 전개된 한일 기독교 관계사에서 일본 기독교가 보여준 역할은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구축, 남북 분단 상황의 극복, 나아가 동북아 평화정착이라는 측면에서 시사 하는 바가 적지 않다”며 “일본 기독교인들은 선한 사마리아인으로서 일본 내 한국인들의 인권문제에 앞장서 싸웠다. 아울러 일본기독교는 동북아 평화정착에 있어 그 의미가 지대하다고 할 수 있는 일본 평화헌법 수호를 위한 운동의 주축으로서 그 역할을 감당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동북아 평화정착을 위한 일본기독교의 주목할 만한 태도는 이른바 ‘전책고백’이 일본의 기독교인에게 끼친 영향이었다고 판단된다”며 “일본 사회의 어떤 조직, 정당, 단체보다 먼저 일본의 한국지배와 이 시기에 일어난 불행한 역사를 일본 기독교 스스로 고백했다는 점이다. 일본 기독교는 스스로 지나간 잘못을 고백하고 그에 합당한 회개의 열매를 맺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해방이후 한일기독교 관계사에서 보여준 일본기독교의 평화를 위한 노력은 동북아 평화를 위한 기독교의 역할을 생각하는 오늘 우리에게 참고하기에 충분한 역사적 사례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14일까지 이어지며, 서울대학교 박태균 교수가 ‘20세기 한미관계, 그리고 21세기의 전망-미국의 대한정책을 중심으로’를 제목으로, 사토루 미야모토 교수가 ‘동북아 평화를 위한 기독교의 역할’을 제목으로,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가 ‘동아시아의 공동체 형성의 전망’을 제목으로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