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포인트커뮤니티처치 담임 데이빗 홍 목사.
한인 교회의 모델은 크게 한 지붕 두 가족 모델, 두 지붕 한 가족 모델, 독립 교회 모델, 이 3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현 한인교회들은 대부분 한 지붕 두 가족 모델로 한인교회 내 영어권(EM) 예배를 두는 교회 형태를 지니고 있다.

교회의 건강한 성장에 교회 모델과 프로그램이 미치는 영향력의 대소를 가늠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본지는 다양한 현 애틀랜타 2세 교회 및 EM의 교회 모델의 좋은 점과 사역 진행상황을 소개하고 부분적으로나마 롤모델이 될만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2세 목회자 인터뷰를 시작했다.

최근 2~30년 간 급격히 한인인구가 성장한 한인사회의 특징 상 이민교회 내 영어예배가 정착하기까지도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었던 애틀랜타에서는 더욱 보기 드문 ‘두지붕 한 가족 모델’ 그레이스포인트커뮤니티처치(grace community church, 이하 GPCC)를 최근 방문해 담임 데이빗 홍 목사(David Hong, 한글명 홍대익)에게 사역과 목회 상황을 들어봤다.

GPCC는 2007년 새생명침례교회가 도라빌에서 스와니로 성전을 이전해 오면서 한어부와 영어부의 독립적 운영이 시작돼 만들어졌다. 새생명침례교회가 있는 바로 옆 건물에 나란히 위치한 GPCC는 재정과 행정이 모두 한어권과 분리된 독립적 운영을 하고 있다. 단 아직까지 목회리더십 재정은 분리되지 않은 상태이다. 독립 운영이지만 1세 교회 목회리더십과의 유연한 관계를 유지하며 협력하고 존중하는 분위기로 독립교회 운영이 어렵지 않다고 홍 목사는 말했다.

-매일 전도하고 성전에 모이길 힘쓰는 그야말로 초대교회 ‘원형’

GPCC는 아직은 멤버가 20여명(영어권 청년)인 작은 교회다. 그러나 수로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지난 3년 간 EM 특별 제자훈련(?)을 밟아온 멤버들의 강력한 헌신도 때문이다. 이들은 매일 전도하고 가르치고 성전에 모이길 힘쓰고 있으며 무엇보다 평신도 리더로 세워져 성경공부를 인도하고 있으며, 청소년부 유년부 등 아이들을 자진해서 이끌고 가르치고 있다.

홍 목사는 도라빌에서 스와니로 성전을 이전해 오면서 기존에 있던 EM 멤버들 15여명을 잃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들 스스로 떠나간 것이 아니라 교회를 옮기는 것이 어떻겠냐는 홍 목사의 권유에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교회를 옮기게 된 이들이었다고 한다. 이유인 즉슨 초대교회 사도들의 교회를 지향하기 원했던 홍 목사가 매일 성전에 모이길 힘써야 한다는 목회 철학을 가르쳤기 때문에 그들은 로컬 처치를 찾아 떠났다.

GPCC의 멤버가 되는 것은 까다롭다. 41개 조항의 멤버십 조약에 동의해야 하며, 단지 기독교믿음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기독교인다운 삶을 살겠다는 서약에 동의해야 한다. 한 가지 예로 멤버 중 누가 죄를 지으면 형제 자매로서 그 죄를 모른 척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권면하고 바르게 고쳐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죄를 사전에 차단해 주는 것도 그리스도의 형제 된 몫이라고 철저히 가르치고 있다.

이같이 건강한 교회를 만들기 위해 몇 년 간의 연구와 심사숙고를 거쳐 만들어진 멤버십 서약은 현재 16명의 신실하고 헌신적인 2세 청년들을 만들었다.

-한인교회 수평이동은 그만! EM의 사고방식(Mindset)을 바꿔라

한인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문제가 바로 ‘수평이동’이다. 이것은 한인 2세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홍 목사는 1990년 대 조지아텍에 수학할 당시 애틀랜타에 있던 영어권 한인들과 신학교를 수학하고 다시 애틀랜타로 돌아온 4년 후 한인교회 전체 영어권 수에 변화가 없었다는 사실과 다만 이 교회에서 저 교회로 옮겨간 수평이동의 케이스가 대부분이었다는 사실을 문제점으로 인식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바로 ‘Close our door’ 방식이다. 타 교회에서 오는 경우는 되도록이면 교인으로 받지 않는 정책(?)을 쓴 것이다. 대신 타 지역에서 왔거나 불신자였다가 믿게된 사람들에게 교회 문을 활짝 열었다. 교회는 가족이기 때문에 한 교회에서 내분이나 갈등이 생겨 다른 교회로 옮기고자 하는 경우는 꼭 화해와 축복을 거친 후 타 교회로 옮겨도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몸은 절대로 찢어질 수 없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GPCC를 처음 시작했을 즈음, 2년 만에 4번이나 교회를 옮긴 아이들이 찾아왔어요. 교회에서 갈등이 생겨 타 교회로 가는 부모님을 따라 아이들도 함께 교회를 옮긴 케이스였는데, 부모님이 리더십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면서 자녀들에게도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자연히 옮겨간 것이었습니다.”

한인교회 고질적인 현상인 수평이동이 GPCC에만 예외일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 직면한 홍 목사는 “그들이 다시 예전 교회에 돌아가 화해하고 축복받고 교회에 오길 원했고 그렇게 설득했다”며 “교회는 하나의 가족이라는 개념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었다. 동생과 싸웠다고 해서 동생과의 연을 끊고 다른 가족에게 갈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고 했다. 홍 목사의 설득에 이 두 청년은 이전 교회도 GPCC도 아닌 제 3의 교회로 가고 말았다. 그러나 2주 후 다시 GPCC에 돌아왔다. 홍 목사는 “교회는 한 가족이며 그리스도의 한 몸”이라는 설교를 전했고 그들은 이전 교회에 다시 돌아가 화해를 하고 축복을 받고 GPCC로 옮겨오게 되었다고.

홍 목사는 건강한 교회란 핵심적인 이 두 가지 가치가 수반돼야 한다고 믿는다. 첫째는 교회는 한 가족이라는 것, 둘째는 개 교회 성장이 아닌 하나님 나라의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의 성장, 아웃리치는 어떻게?

제자훈련에 주력했던 지난 3년을 뒤로 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아웃리치의 해를 맞았다는 홍 목사는 “교회 5마일 근방의 지역주민들을 전도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교회의 멤버들은 집집마다 찾아가거나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집회를 열어 접촉점을 만들고 있다. 한 실례로 홍 목사의 경우 일주일에 한번 스타벅스를 찾아 모르는 사람들과 교제하고 전도를 하는 기회를 갖고 있다. 한번은 스타벅스에서 한인 2세 개척목회자를 만났는데 현재는 GPCC의 공식 후원자로 채택돼, 물질과 기도로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개척교회를 또 하나 맡아 지원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미국목회자인데 그는 현재 슈가힐 쪽에 예배당을 찾고 있는 중이다.

소수의 인원이지만 많은 선교 지원을 감당하고 있다. 그러나 왠 일인지 재정적 어려움이 크지 않다. 홍 목사는 “재정에 대해 말하길 꺼려하지 않는다. 예수님의 가르침에도 ‘물질이 있는 곳에 너희 마음이 있다’는 말씀이 있고, 이 외에도 물질에 관한 말씀을 많이 남기셨다. 교회가 이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며 멤버들의 삶의 헌신이 물질에도 나타나는 것이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설명했고 “저희 교회의 큰 복”이라고 덧붙였다.

GPCC는 모든 멤버들이 일년에 적어도 한번씩 선교를 다녀와야 한다. 지역이든 해외이든 상관없지만 멤버 중 1명은 적어도 일년에 한번 해외를 다녀오고 교회는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해외선교에 오랜 비전을 가진 홍 목사는 “GPCC가 제대로 세워지고 비전을 공유하는 목회자를 찾으면 언제든지 선교를 떠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하며 “짧게는 2~3년 길게는 몇 년이 될 지 장담할 수 없지만 기도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내부 훈련에 중점을 뒀던 지난 3년을 기반으로 건강한 수적 성장을 꾀하는 GPCC, 성공적인 아웃리치로 신선한 2세 교회 모델로 새롭게 우뚝 서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