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3일 오전 10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고(故) 옥한흠 목사의 입관예배. 울음을 애써 참는 듯한 소리가 고요함을 타고 흘렀다. 설교한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가 끝내 울음을 터뜨리자 참아왔던 그들도 그제야 소리를 냈다.

전날보다 많은 이들이 예배가 거행된 장례식장을 찾았다. 분향소는 물론 접객실과 복도, 어느 곳 하나 발디딜 틈이 없었다. 저마다 손에는 손수건이 들려있었다.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 사람들은 그의 소천이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사도행전 13장 22절 본문, ‘주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 옥 목사님’을 제목으로 이동원 목사가 설교했다. 그는 옥 목사님과 자신, 하용조 목사(온누리교회)와 홍정길 목사(남서울은혜교회)를 네 바퀴라 일컬었다. 평소 가깝게 지냈기에 그들은 자신들을 그렇게 불렀다고. 그리고 고인은 생전 그런 그들에게 “네 바퀴 중 어느 하나도 빠지지 말고 잘 굴러가자”고 했단다.

그런데 가장 큰 바퀴가 먼저 빠져버린 것이라고 이 목사는 말했다. 그리곤 눈물을 흘렸다.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사람들도 따라 울었다. 이 목사는 “(옥 목사님은) 한 줄기 빛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나셨다”고 했다. 가슴에 빛으로 남은 고인이 이 목사는 많이 그리운 듯했다.

설교에서 이 목사는 고인을 세 가지 이미지로 표현했다. 선한 양, 동굴의 우두머리, 새벽 등대지기. 이 목사는 “옥 목사님은 치열한 양치기의 삶을 사셨다. 그가 지켜야 할 양들의 숫자를 헤아리며 행여 단 하나의 양이라도 상할까 늘 걱정하셨다”며 “섬세한 목자셨고 끝까지 선한 목자셨다. 교회와 관련된 일이면 어디든 찾아오셨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목사는 고인에 대해 “탁월한 동굴의 우두머리”라고 했다. 사랑의교회, 제자훈련이라는 동굴을 뚫고 그곳을 찾아온 사람들을 하나님의 군대로 만들었다고 했다. 아둘람굴에서 병들고 상한자들의 우두머리가 돼 그들을 용맹한 영웅들로 만들었던 다윗왕처럼.

이 목사는 “동굴을 찾는 병사들을 영웅으로 만들기 위해 목사님은 건강을 돌보지 않으셨다”며 “동굴을 벗어나 세상을 향하시려 하셨을 땐 이미 건강을 상실하신 뒤였다. 기독교 역사 속에서 옥 목사님은 아름다운 리더로 남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의 마지막 이미지인 새벽 등대지기. 이 목사는 “밤이면 기도로 그 밤을 비췄고 새벽이 밝아오면 나팔수가 되어 잠든 영혼들을 깨우셨다”고 했다. 교회와 세상을 비추고 깨우는데 그의 모든 것을 걸었던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일화를 소개했다. 옥 목사님과 자신, 하용조 목사, 홍정길 목사가 함께 북한을 가기 위해 베이징을 찾았을 때 우연히 북한 사람 하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고. 당시 그 북한 사람은 북한이 지상낙원이라며 그들 앞에서 북한 찬양하기에 바빴다고 한다. 그들은 그저 듣고만 있었다.

그러자 고인이 벌떡 일어나며 “너희들, 언제까지 그 거짓말 계속 듣고만 있을래. 사실이 아닌 그 말을 들으며 언제까지 버티고 앉아있을 거야”라고 호통을 쳤다고 했다. 이 목사는 “정직하지 못한 것과 그것에 무감각한 세대를 통박하시며 꾸짖으셨다”고 말했다.

이날 예배에서 손봉호 박사가 대표기도를 맡았다. 손 박사는 “육체의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시고 당신의 품에 안으셨지만 우리는 너무 허전하고 그 분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며 “인체의 고통을 주셨으나 그로 인해 더욱 주님께 가까워지셨다. 교만해질 만한 많은 것들이 있었으나 주님은 끝까지 그를 지켜주셨다”고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