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과 김길태 사건이 터진지 얼마 되지 않아 초등학생이 등굣길에 납치 성폭행을 당하는 등 아동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의 빈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경비원이 상주하는 학교 안으로 들어가 범행을 저지르는 등 범행수법도 점점 대담해지고 있다. 게다가 조두순 사건 같은 경우 범행장소가 교회 화장실이었다는 점은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아동성폭행은 성인보다 방어능력이 떨어지고 덜 저항적이며 제어가 수월하다고 생각되는 아동 대상의 성행태를 말한다. 가해자들은 ‘소아성애’라는 13세 미만의 아동에게 성욕을 느끼는 일종의 성도착증을 앓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다른 연령대의 피해자들과 달리 평생 신체적, 심리적 외상으로 인해 제대로 된 성장과 성숙을 하지 못한 채 장기간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는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성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아동은 신체상해 뿐만 아니라 우울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행동장애 등 정신장애를 호소한다. 연세대학교 의대 신의진 교수는 서울 해바라기 아동센터를 방문한 251명의 20세 미만 성폭력 피해아동을 평가한 결과 이중 68.48%에서 우울증 등 각종 정신장애가 진단됐다고 밝혔다. 피해아동 가운데 41.1%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35.6%는 부모-자녀 관계의 문제를, 13.2%는 과도한 자위행위 등 부적절한 성적행동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잇따른 성범죄를 막기 위해 처벌이 점점 강화되고 있다. 조두순 사건 이후 아동 성범죄자에게 무기징역 등 무거운 형량을 선고하고 있으며, ‘화학적 거세’ 등 강력한 처벌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26일부터는 아동성범죄자 신상정보를 인터넷상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강력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예방을 소홀히 하면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가해자의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신 교수는 조사결과 가해자의 연령 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피해사례 가운데 7세 이하 아동이 차지하는 비율이 8%였으며 8-13세 아동이 가해자인 경우도 6%였다고 밝혔다.

피해 아동이 종합적 치료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전문적인 치유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왜곡된 성지식을 전파하는 매체들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기독교 관점에서 올바른 성교육을 제공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송길원 목사(하이패밀리 대표)는 “성범죄를 진단만 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처방’이 중요하다”면서 “교회도 이러한 문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예방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폭력이 주로 성중독자들로 인해 일어나는만큼 교회가 성중독 치료프로그램을 개설해 이들의 범죄가능성을 미리 예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교도소 내 성폭력범 교화프로그램이 부족하다면 상담 치료 전문목회자들이 직접 투입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두상달 장로(가정문화원 대표)는 “교회가 ‘치유’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 교회가 정서적인 관심과 사랑으로 돌보는 사명을 다할 때, 이러한 범죄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