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한 거대한 연결고리로 묶여져 있다는 생각을 뉴잉글랜드 지역을 여행 하면서 새삼느끼게 되었다. 물론 이는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가운데 일어난 일이란 기독교적 사관(史觀)으로 간단히 설명하면 그만이겠지만 웬지 그렇게 쉽게 말하고 싶지는 않다.

구름을 벗어난 달이 또 구름속으로 들어가기를 반복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서쪽으로 흘러가듯 역사란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헐몬산 선교기념비를 돌아보며 문득 들게 되었다. 윌리엄스의 “건초더미 기도회”로부터 시작된 미국의 해외 선교는 1877년 YMCA학생 총무 루터 위샤드(Luther Wishard)가 윌리엄스 대학을 방문하여 건초더미 기념비(Haystack Monument) 앞에 엎드려 "나는 예수님을 위해서라면 어디든지 언제든지 무엇이든지 기꺼이 하겠습니다." 라고 서원하는 순간 제2의 선교의 부름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영국 선교에서 큰 성과를 얻고 고향 메싸추세츠 노스필드(Northfiled)에 머물고 있는 38세의 무디(Dwight Lyman Moody, 1837-1899)에게 한 달 간의 성경사경회를 열어 줄 것을 요청한다. 이 집회가 1886년 7월 1일-31일에 열렸던 역사적인 헐몬산(Mt. Hermon) 수양회이다.

이때 프린스턴 신학생이던 로버트 와일더는 많은 동료들과 함께 이 집회에 참석하게 된다. 무디와 함께 이 집회의 강사였던 피어슨(Dr. A.T. Pierson)은 "모든 사람이 모든 곳으로 가라(All should go, and go to all)"고 외치며 이 세대에 세계복음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이 수양회의 결과 “프린스톤 서약’(Princeton Pledge)”이 만들어 지고 헐몬산 수양회에 참석했던 250명의 참석자 중 100명이 이 서약에 서명하고 선교사로 헌신하게 된다. 그리고, 이 서약은 “학생 자원자운동(SVM: Student Volunteers Movement)”이라는, 미국 선교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학생 선교운동을 태동시킨다.

그 백명의 선교자원자를 기념하는 비가 헐몬산 학원에 세워져 있다. 무디가 세운 이 학원은 노스필드의 한 언덕위에 고풍스럽게 세워져 아직도 세계선교의 요람으로서의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때마침 여름 수양회가 열려 아름드리 나무밑마다 그룹으로 모여 성경공부를 하는 모습들이 그렇게 아름다울수 없다.

아마 저들중에도 프린스톤 서약에 동참할 사람들이 나와 21세기 선교운동을 주도하지 않을까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무디가 일군 헐몬산 언덕을 내려왔다. 16세기 초 청교도운동과 17-18세기를 거치는 대각성운동 그리고 19세기의 해외선교운동 20세기의 제자화운동 그리고 21세기에는 하나님께서 또 어떤 위대한 프로젝트를 준비하시는 것일까? 또 이 위대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수고에 우리는 어떻게 동참할까? 다시 95 S를 타고 뉴런던 뉴헤븐을 지나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