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미국에서 잠시 머물다 한국으로 돌아가신 분이 쓴 글을 읽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편의점을 비교한 글이었습니다.

한국의 편의점의 서비스가 세계 최고라고 썼습니다. 한국의 편의점의 광경을 소개했습니다. 한국의 편의점에 가서 900원짜리 물건을 집어서 계산대로 가면 계산대에서 일하는 점원은 이미 100원짜리 동전을 손에 들고 있습니다. 손님이 900원짜리 물건과 함께 천원 짜리를 내면 바로 100원짜리 동전을 주고 물건을 봉투에 넣어 줍니다. 몇 초 걸리지 않습니다. 이렇게 빨리 처리하니까 줄을 서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미국의 편의점은 훨씬 더 느리고 불편합니다. 미국에서는 물건을 들고 계산대로 가면 종종 행동이 굼뜬 종업원 때문에 줄을 서야 합니다. 앞에서 느릿느릿 처리하는 것을 보고 답답하게 기다리다가 순서가 되면 물건을 건넵니다. 스캔을 합니다. 이것이 다냐고 물어 봅니다. 그렇다고 말하면 판매세를 더한 총액이 계산기에 나옵니다. 돈을 건넵니다. 돈 액수를 다시 쳐서 넣습니다. 땡 소리와 함께 서랍이 열리고 거스름돈 액수가 나옵니다. 그러면 지폐 한 장 한 장, 동전 하나씩 집어서 거스름돈을 꺼냅니다. 손님의 손 위에 다시 한 장씩 세어 가면서 올려 줍니다. 봉투에 물건을 담아 줍니다.

이렇게 편의점에서 겪는 전형적인 모습을 비교하면서 한국의 편의점 서비스가 세계 최고라고 결론을 지었습니다. 그러나 그 글의 마무리에서 글쓴이는 한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편의점의 계산대를 비교하면 한국이 미국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것 같은데 왜 한국의 국가 전체의 생산성이 미국의 생산성을 따라잡지 못하는 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남기면서 글을 마무리 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편의점을 비교할 때 가장 결정적인 요소 한 가지를 빠뜨렸습니다. 그것은 편의점의 점원입니다. 미국에서는 개인이 직영하는 편의점이 아니라면 거의 대부분 편의점의 직원은 최저 임금을 받고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개인이 직영하는 편의점에서는 많은 경우 가게의 주인이 직접 계산대를 맡습니다. 그러나 세븐일레븐처럼 큰 체인의 경우에는 매니저가 맡을 경우도 있지만 보통 영어를 잘 못하는 이민자이거나 미국의 토박이라고 해도 학력이나 경력 상 최저 임금을 받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이 일합니다. 따라서 미국의 편의점들은 영어를 잘 못하는 최저 임금 노동자들을 고용해서 운영할 수 있도록 운영 체계를 만듭니다.

한국의 편의점과 미국의 편의점을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가 바로 이것입니다. 한국의 편의점에서는 종종 아르바이트 하는 대학생들같이 단순 노동과 단순 작업을 하기에는 기량과 역량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사용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미국의 편의점에서는 아주 낮은 수준의 노동력을 활용하여 운영하는 반면 한국의 편의점은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노동력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회를 비교할 때 한국의 고급 노동인력이 미국의 낮은 수준의 노동인력이 해 내는 일을 맡고 있는 것입니다.

한 개인의 뛰어난 기량보다는 사회가 가진 시스템과 질서가 개인의 부족한 것을 메꿔 주면서 자신이 가진 기량보다 더 큰 것을 생산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가장 생산성이 높은 나라를 꼽자면 하나님 나라를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부족한 사람, 모자란 사람, 무능한 사람을 불러서 하나님 수준의 일을 맡기고 하나님 수준의 성취를 이루어 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