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경기 시합을 해야 사는 맛이 난다. 겨우 걸음마를 배우는 어린이가 엄마와 가위 바위 보를 하며 이기고 지는 것을 배우는가 하면 학교에서는 자주 반 대항 각종 경기를 하고 학교 대항 시합도 있다. 뽑힌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응원단은 최대로 목소리를 높여 상대방을 제압하는 기세로 응원을 한다. 그런 기회를 통하여 운동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되고 자기가 속한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과 협동 정신의 위대함을 배우고 또한 승리자의 성취감을 체험한다. 지금은 세계화 시대가 되면서 국가 대 국가로 불을 뿝는 치열한 경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경기의 규모에 따라 사회 전반에 활력소를 불러 일으킨다. 토인비의 '건전한 사회는 건전한 경기와 종교가 있어야 한다'는 말은 바로 이를 지적한 것이다.

얼마 전에도 밴쿠버 올림픽 경기가 있는 동안에 세계의 눈은 벤쿠버로 모였고 한국은 그때 낮 밤을 가리지 않고 남녀노소 보수 진보 할 것 없이 한국팀을 응원했다. 더욱 신났던 것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고 금메달이 쏟아졌던 것이다. 모두가 방바닥이 꺼지고 지붕이 날아가듯 함성을 지르며 흥분했다. 더욱이 김연아가 환상적인 연기로 세계 기록을 갱신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 때 많은 한인들은 한을 푸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번 기회에 한국인의 이미지를 만방에 한층 높였으며 이로 인해 한국의 부가가치는 천문학적 액수가 되었다고 한다.

미국이 세계의 강국이라고 하는 것도 스포츠가 강하기 때문이 아닐까? 여름에는 야구, 겨울에는 풋볼을 양 주축으로 골프, 농구, 아이스하키 등 일년 내내 스포츠는 계속되면서 미국민을 흥분 시키고 풍부한 화제 거리를 만들어낸다. 의식주가 해결되고 사회 보장이 잘된 사회일수록 경기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만일 건전한 경기로 인한 흥분과 설레임이 없다면 무엇인가 해야 하는 인간들은 잘못된 방향으로 빠져서 성적으로나 마약 도박 술에 기울어지고 나아가서는 중독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그러기에 건전한 사회를 위해서 건전한 경기를 해야한다.

여기에 주의할 점이 있다. 승자 자신의 겸손이다. 인기가 올라갈수록 겸손해야 한다. 그것이 생명이다. 그리고 주위에서는 승자를 우상화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승자는 자만해져 자신이 지닌 기량을 더 발휘하지 못하고 주저 앉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금메달을 따자 많은 기업체의 광고에 출연하고 신문사와 TV에 나가 인터뷰와 강연을 하고 사인하고 왕 같은 대접을 받게 되면 교만해지기 쉽고 또한 다음 경기의 연습량이 적어지면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 못 하는 경우가 많다. 한동안 골프의 천재 소녀라던 미쉘 위나 지난 밴큐버의 여왕으로 세계적인 찬사를 받은 김연아가 지난 주에 이태리에서 있었던 경기에서 엉덩방아를 찧고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한수 아래였던 일본의 오사다 마오에게 처져 은메달로 만족 했다는 뉴스는 모두에게 아쉬움보다는 걱정이 앞서게 한다. (미국에서도 골프의 황제라는 타이거 우즈나 각종 운동에 황제라는 말을 듣는 사람들이 같은 실수를 범하고 있다.) 금메달리스트들이 지나치게 상업에 이용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그래서 일부 금메달리스트들이 가능한 한 매스 미디어에 노출 되는 것을 조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은지. 지나치면 모자라는 것보다 못하다는 노자의 말처럼. 서커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줄타기를 할때 제일 위험한 순간은 모든 연기를 끝내고 내려올 때다. 연기 중에는 생사를 가늠하기에 온 정신을 집중하지만 다 끝났다는 안도감은 방심이 되고 또한 어처구니 없이 실수를 해서 큰 부상을 입기도 한다. 그래서 감독자는 그 때 "조심해" 하고 경고를 준다. 인생은 죽을 때가지 경기의 복판에 서 있다. 언제나 승리자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승리자가 되도록 항상 노력은 계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