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를 매는 것은 정장의 기본이다. 아무리 맵시 있는 정장을 차려입었어도 그 멋이 드러나려면 잘 어울리는 넥타이가 필수이기 때문일께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미국 사회에서 넥타이가 점점 살아져가고 있다. 넥타이를 멀리 하는 움직임이 미국교회 강단에까지 스며 들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거부감 같은 것이 없지도 않았지만 이제는 상당히 익숙해져가는 모습이다.

교회에 이런 바람이 부는 것은 옷차림이 보다 편하고 자유로워야 한다는 생각에서 오는 것 같다. 그리고 “처음 교회 문을 넘어선 신자들에게 보다 쉬운 접근성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Open Door(열린 예배) 스타일 교회의 강조도 여기에 한 몫 한 것 같다.

다른 면에서는 건강과 관련지어서 분석되기도 한다. 즉, 넥타이를 꽉 매는 것은 몸에 지나친 압박감을 주게 됨으로, 느슨하게 매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얼마 전 신종 플루가 한창일 때에는 넥타이가 불결하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했었다. 양복은 일 년에 몇 번 세탁을 하는데 넥타이는 좀처럼 세탁하지 않고 애용하게 됨으로, 건강유지에 도움 보다는 해가 많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밖에 이런 저런 이유로 미국교회 강단에서는 노타이 차림의 목사를 흔하게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한인 사회, 특히 한인 교회에서는 아직 그런 변화를 느낄 수 없다. 정장을 하지 않으면 경건치 못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 같다. 어떤 원로 목사님은 이렇게 지론을 폈다. “대통령의 초대를 받아 백악관이나 청와대에 가게 될 경우가 있다면, 그때도 넥타이를 매지 않고 가겠는가? 만약 아니라면 하물며 높으신 하나님께 예배할 때에 넥타이를 매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하게 지론을 편다. 상당한 설득력이 있는 말이다. 믿거나 말거나, 예수님이 언제 오실지 모르기 때문에 밤에 잠자리에 들 때에도 넥타이를 매고 자는 분도 있다는 말도 들려온다.

미국 사람들이 하는 것이 다 옳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무조건 안 된다는 생각을 고쳐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변화 또는 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앞서 가는 사람들의 가질 태도이다.

언제까지 교회 목사님들이 넥타이라는 굴레에 묶여 살아야할까? 넥타이를 매야 한다는 고정관념의 틀을 벗어나야 한다. 원하는 이는 매고, 원하지 않는 때는 매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 분위기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넥타이 문화에도 paradigm shift (의식 구조 전환)가 필요하다고 생각 된다. 한인들에게, 또 신자들에게, 넥타이를 매지 않은 지도자나 목사를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환영하는 정서가 무르익고 새로운 넥타이 문화가 자리매김 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