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제국 잉카(Inka)를 건립한 인디오들은 안데스산맥을 주축으로 페루영토 대부분과 에콰돌, 볼리비아, 북서 아르헨티나, 칠레북부, 콜롬비아 남부 등 남미 서부 주요 영토를 정복과 평화적인 합병을 통해 거대 제국을 이뤘다. 잉카 인디오들은, 하늘은 독수리, 땅은 퓨마, 땅속은 뱀이 지배한다는 신앙을 갖고 있다. 그런이유로 잉카의 도시들은 퓨마 모양으로 조성됐고, 퓨마의 머리부분엔 종교의 중심이자 군사요새였던 삭사이와만(Sacsahuaman)을 건축했고, 퓨마의 허리부분엔 태양의 신전 꼬리깐차(Qorikancha)를 두었다. 잉카의 수도 꾸스꼬(Cuzco)는 퓨마의 배꼽부분인 해발 3,400 m의 안데스 평원에 세웠다. 잉카의 왕은 태양의 아들 싸파 잉카(Sapa Inka, 유일한 왕)로 불렸다. 아따왈빠(Ataw Wallpa)는 스페인 정복자 프란시스꼬 삐사로에게 황금을 집채만큼 바쳤음에도 농락당했고, 끝내는 재위 1년만에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했다.

태양제국의 찬란했던 문명은 한때 인구 100만이 넘었던 수도 꾸스꼬, 삐싹(Pisac), 친체로, 우루밤바, 올랸따이땀보(Ollantaytambo), 싹사이와망에 남아있는 고색창연한 거석 기념물을 통해 느껴볼 수 있다. 인디오들은 수십톤이 넘는 거대 암석을 흡사 인절미 주무르듯이 자유자재로 다루었고, 태양신전과, 왕궁, 각종 기념물을 돌을 잘라 세웠다. 꼬리깐차를 허물고 그 폐허위에 건축한 싼또 도밍고 성당은 두차례의 지진에 폭삭 가라앉았지만, 플라사 싼 블라스에 쌓여진 12면 돌담은 바늘끝하나 침범을 허용치 않는 치밀한 모습으로 지진과 풍상을 고스란히 견뎌내고 있다.

잉카의 배꼽에서 112Km 떨어진 마추픽추(Machu Picchu)는 해발 2280m에 위치한 잉카 유적지로, ‘늙은 봉우리’란 뜻이다. 맞은편에 더 높고, 더 우람하게 솟은 봉우리는 와이나 픽추로 ‘젊은 봉우리’란 뜻이다. 우르밤바(Urubamba) 계곡, 산 정상에 비밀스럽게 지어진 공중누각, 잃어버린 잉카의 하늘도시가 마추픽추다. 16세기 후반 어떤 우여곡절이 있었는지 모르나 잉카 인디오들은 성스런 하늘정원을 버리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1911년 예일대학의 라틴아메리카 역사교수였던 하이렘 빙엄(Hirem Bingam)이 발견할 때까지 400년간 세상에 잊혀진채 숨겨있었던 남미 최고의 비경이다.

마추픽추는 잉카의 귀족, 사제들에게만 허락된 성역으로 여겨진다. 잉카의 여덟 지역에서 마추픽추를 향해 나있는 8개의 길이 확인된 것으로 보면, 마추픽추는 잉카의 종교적 의례를 거행하던 곳으로 추측한다. 뽀소쎄꼬(pozo seco,마른 우물)라 불려지는 배수로를 따라 크게 두지역으로 갈라진다. 유적의 북쪽은 종교와 의례시설 및 주거지역으로 이뤄졌다. 서쪽 ‘아난’엔 왕궁, 탑, 신전 등 종교적인 건물이 있고, 동쪽 ‘우린’ 지역엔 대중들을 위한 주거와 작업공간이 차지한다. 남쪽에는 층층이 조성한 계단식 밭인 안데네스(둔전)가 배치돼있다. 3m씩 오르는 계단식 밭이 40단이 있고, 200호 넘는 돌로 지어진 각종 건물이 잉카의 번영을 가름케한다. 마추픽추 정상에는 태양을 묶는 인티와나타가 있다. 높이 1.8m, 너비 36cm 의 돌기둥은 태양을 숭배했던 잉카인들이 매년 동지에 지냈던 의례를 위한 것이다. 태양의 신전, 달의 신전, 왕의 무덤이 있는 콘도르의 신전도 있다.

“안데스 하늘을 나는 큰 새야, 나를 안데스로 데려다주렴, 그곳에서 형제들과 살고 싶단다. 먼 옛날 잉카의 시간 속 풍경도 저랬으리라” 로스 차꼬스의 ‘엘 꼰도르 빠사’ 연주를 들으며, 잉카 트레일을 따라 걷노라면 수목향이 편안한 에우깔립또 나무들과 느긋하게 안데스 상공을 활강하는 독수리의 도도한 날개짓을 볼 수 있다.

(도시빈민선교 참여, 생필품, 중고차량 기증: 703-622-2559 / 256-0023)